외자유치위해 추천서 써줘…제주 평화의 섬 지정 '1등 공신'

제주출신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이 행담도 개발사업과 관련해 추천서를 써준 것으로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행남도 개발사업은 한국도로공사가 합자회사로 설립한 (주)행남도개발의 사업파트너인 싱가포르 투자사 EKI가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도로공사가 지분 26.1%를 사주는 방식으로 1천억원대의 지급보증을 해 준 ‘불평등 계약’ 문제로 현재 감사원이 이 사업 전반에 감사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문정인 위원장이 행남도개발측이 채권을 발행한 지난해 9월 추천서를 써 줬으며, 행남도개발은 이를 근거로 올 2월 8300만달러의 채권발행에 성공하면서 ‘리조트 게이트’로 부상하는 이번 사건에 문 위원장의 연루설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차원의 외자유치를 총괄하고 있는 문 위원장 측은 “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남해안 개발계획’, 일명 ‘S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판단에 따라 추천서를 써 준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S프로젝트’란 서남해안에 2025년까지 인구 250만명의 규모의 국제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이 사업은 당초 국가균형위가 추진하다 지난해 6월 해외투자유치를 위해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로 넘겨졌다.

감사원은 조만간 문정인 위원장을 소환해 추천서를 써주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추천서를 써 준 행담도개발에 문 위원장의 아들이 올 1월부터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나 문 위원장을 더욱 당혹케 하고 있다.

문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 살 때 미국에 건너가 한국말도 서툰 아들이 기업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고 해 행담도개발 김재복씨를 소개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위원장의 아들은 미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졸업 후 LA 기업에서 일한 경력도 있어 자격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시 출신인 문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장관급인 동북아시대위원장으로 발탁된 이후 ‘평화와 공동번영의 동북아 시대’ 구현이라는 참여정부의 국정정책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문 위원장은 참여정부 들어 외교부장관, 청와대 외교보좌관, 국정원장, 그리고 주미대사 물망에 끊임없이 오를 정도로 정칟외교 전문가이자 통일과 경제문제 등 다방면에 걸쳐 탁월한 식견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때는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과 함께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등 햇볕정책의 전도사역을 맡았다.

문 위원장은 특히 지난 1월 제주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으며,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동북아시대위에 제주특위를 구성하는 등 제주의 발전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왔다.

또 지난해부터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방향과 관련해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고, 제주를 평화의 섬을 브랜드로 관광·휴양과 의료, 교육을 전략산업으로 채택하는 소위 '1+3' 전략을 제안하는 등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현고와 연세대를 나온 문 위원장은 미 매릴랜드 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윌리암스대 조교수, 켄터키대 부교수, 캘리포니아 산디에고대 초빙교수, 듀크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한국정치학회 국제위원장, 연세대 통일연구원장, 미국 국제정치학회 부회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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