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격적 '취업정책' 든 제주대...박경린 취업전략본부장

“새롭게 정한 제주대학교 비전은 ‘혁신하는 명품대학’이다. 여기서 ‘명품’이란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것을 말한다. 취업과 연관해선 제주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누구나 데려가고 싶어하는 ‘명품 인재’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제주대학교의 취업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박경린 제주대학교 취업전략본부장의 말이다.

제주대가 학생들의 ‘취업문제’에 대해 전에 다르게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취업전략본부를 확대 개편해 출범하는가 하면 제주도가 진행해 온 ‘일자리 박람회’를 위탁 받아 운영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취업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책임지도 교수제’와 ‘취업코디네이터 교수제’를 도입하는 등의 아이디어도 눈길을 끈다.

26일 오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는 제주대학교 전체 학과장회의가 열린 가운데 이같은 제주대학교의 취업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서 <제주의소리>가 박경린 본부장을 만났다.

취업전략본부는 허향진 제주대 총장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취업률 70%' 달성 전진기지다. 조직이 커진만큼 하는 일도 공격적이다. 종합대학으로써 다른 전문대학에 뒤진 것이 사실이었던 만큼 이런 면면들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 박경린 제주대학교 취업전략본부장 ⓒ제주의소리
박경린 취업전략본부장은 “온나라가 고용창출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보니 교과부에서도 대학을 평가할 때 취업률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교과부는 이를 지표로 사업 지원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잘 하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연구, 강의에만 치중할 수 없게된 대학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교수들에게 이같은 얘기를 하면 ‘여기가 취업전문학교냐?’며 반발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지금 전체 분위기가 그렇다”고 했다.

제주대 취업률은 2009년에는 4월 1일을 기준으로 57.4%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엔 취업률 산정 기준이 바뀌어 자영업자를 제외하고 건강보험 가입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서 47.8%로 줄었다.

박 본부장은 “고용시장의 '미스매치'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했다. 다음은 '미스매치'에 대한 그의 설명이다. “구인난과 구직난이 공존하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졸업생들은 취직할 데가 없다하고 중소기업인 입장에선 일할 사람이 없다한다. 별다른 조치가 없는 한 이는 계속될 것이다. 대학 진학률이 80년도에는 20%가 진학했지만 작년 기준으로 80%가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더 많아 90%를 훌쩍 넘는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대졸자에 맞는 직장은 상황이 변하지 않았다.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번 ‘일자리 박람회’(9월 17일, 제주ICC)에선 제주출신 경영인들의 네트워크 행사인 ‘제2회 글로벌제상대회’의 부대행사를 겸하면서 이를 타계하려 한다.

재경도민회 강태선 회장이 대표로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를 비롯해 롯데정보통신, LG이노텍 등 40여개 기업들이 150여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도내 기업도 30개 기업이 160여명을 채용할 뜻을 밝혔다. 310명에 대한 추천의뢰서를 받아 놓은 상태다.

이번 '일자리 박람회'는 실험적인 무대가 될 예정이다. 제주출신 CEO들이 운영하는 업체가 다수 참여하는 것에서 시작해 제주대학교는 이들 업체에 취직한 교내 학생들의 '사후 관리'까지 맡는 등 '내실있는 성과'를 내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이번 '일자리 박람회'에서의 업체와 구직자의 만남을 '번개팅이 아닌 맞선'이 될 것 이라고 소개했다.

박 본부장은 “일자리 박람회가 시작되기 전에 각 업체들에 관심이 있는 희망자 리스트를 만드는 과제가 남았다. 이를 다시 업체들에 전달해 '맞선'으로 만들어 성사율을 높일 것이다. 서울서 오는 인사팀도 어떤 학생들이 면접을 보러 오는지 대략적인 리스트를 보고싶다고 한다. 구직자와 업체가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한 정보를 갖고 면접을 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참여 업체들은 기대와 함께 부담감도 느끼고 있다. 박 본부장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고향 후배를 뽑는 행사여서 다른 일자리 박람회와 달리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향 후배를 뽑아 놨다가 적응을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오면 어쩌나 하는 부담이다. 이번에 잘 되면 다음번에는 더 많은 업체와 학생들이 참여할 것이기에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인 것이다.”

강태선 재경도민회 회장도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고 했단다. 박 본부장은 "강 회장도 올해 뽑을 수 있을 만큼 뽑았다가 교육을 잘 시켜 잘 키워나가 입소문을 내자는 생각이었다. 때문에 학교에서도 박람회가 끝난뒤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의 '사후관리'까지도 책임질 생각"이라고 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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