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세계 '단연'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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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나에게 물려준 유산…'단연'

내가 장성한 연후에도 노롱고지못 솔동산과 모슬봉 서쪽기슭에 '단연회밭'이란 명칭으로 '우리'들에게 물려준 유산이 있었다.

어릴 적에는 '단연회밭'이란 명칭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잘 알지 못하여 몇 번씩이고 할아버지와 어머니께 여쭤보곤 했다.

할아버지가 청년시절 동네사람들과 소위 '단연'을 선포하고 '계'를 조직했는데, 그 계돈을 모아서 여러 곳에 허름한 땅을 사서 자손들에게 물려준다는 결의를 했다.

당시는 죽통(곰방대)에다 담배잎을 작도로 잘게 썰어서 물에 축여서 압축해 넣고 부싯돌로 불씨를 만들어 담배에 불을 부치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얘기다.

그 '사랑하는 죽통'(애연)을, 그룹으로 모여 앉아서, 자기 무릎위에 놓고 양쪽끝을 힘있게 눌러 분지르는 모습을 그려보라. 모두 상투를 찬분들이었고 갈중이 적삼을 입은 청년들이다.

그 '사건'이후 할아버지는 평생동안 그 죽통을 입에 데지 않고 아름다운 생을 마감했다. 그 '계꾼' 모든 분들이 끝까지 '단연'을 지탱했는지가 궁금했다. 어머님 말씀으로는 끝까지 가지 못한 분들이 더러 있긴했다고 전해주었다. 말년에 '인생이 너무도 심심해서…' 담배를 '심심초'로 벗삼았다고 한다.

나는 지위고하 또는 안면유무를 떠나 내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만나면 '단연'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나도 철부지적(갓 대학에 들어간 때) '어른이 되었다'는 '자부심'(?)으로 교내 매점에서 담배를 한 갑 사서 피워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게 내 체질에 맞지 않아서 그만 두었다. 그 후 폐결핵을 앓아서 한 학기를 휴학하게 되었다. 모슬포에서 고교까지 학교를 다니는 동안은 내 폐가 멀쩡했는데, 대구라고 하는 대도시로 생활무대를 바꾼 후에는 환경오염 탓으로 내 폐가 부적응을 일으켰던 모양이다. 대구시 보건소에 가보고서야 '폐병' 환자들이 그렇게 많음을 알게 되었다.

그 폐결핵은 내 폐속에 동공을 남기고 물러가긴 했지만, 30여년이 지난 1995년 12월 말썽을 일으켰다. 나의 몸이 가장 쇠약하게 된 무렵 그 동공 주변의 핏줄이 터지면서 폐 내출혈을 일으켜 질식사할 뻔 했다. 오른쪽 폐 1/3을 도려내는 대수술을 받고 회생되긴 했지만, 사경을 헤맸다.

나의 투병으로 고민하던 나의 어머님은 폐암이 악화(뇌로 전이)되어 몇 개월되지 않아 저 세상으로 떠나 가셨다. 공기도 맑은 곳 모슬포에서 담배도 피지 않고 새벽마다 운동도 열심히 하시던 어머님이 왜 갑자기 폐암을 얻게 되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아마도 간접흡연과 초가지붕을 없애고 모두 소위 '스레트'로 지붕을 덮으면서 폐암이 원인이 되는 '에스베스토스'(asbestos, 석면)가 그 주범인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의 폐는 다른 장기에 비해서 공간이 무척이나 넓고 또 신경조직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폐속에 이상이 생겼어도 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담배연기속에 포함된 각종 해독물질이 들어가도 별 이상반응(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상반응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때가 늦은 때가 10중 9정도된다.

나는 10년전 커피를 하루 서넉잔을 즐겨 마시다가 끊었다. 금식을 하면서 '십자가' 앞에 내려 놓았다. 신앙은 나의 생활을 날마다 바꿔 놓는다.

많은 사람들은 십자가 밑에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내려 놓으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도 내려 놓으면 한결 내 '심령'이 가난해 진다. "심령이 가난한 자가 복을 받는다"는 산상수훈과 일맥상통한다.

십자가 앞에 커피잔을 내려 놓은 후 커피대신 카페인이 더 많이 들어 있는 차잔으로 내 입이 옮겨가지 않을까(증상대치 현상) 염려도 있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앞서 말한 '단연회밭' 스토리는 내 혼자 결심을 못할 때, 소위 '의지박약'으로 결행을 못할 경우 '그룹(집단)의 힘'(peer group pressure)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청소년기에는 그 힘이 역으로 작용하여 '끽연'이나 '마약'을 즐기는 행동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주변의 '서포터즈'도 상당히 중요하다. 단연을 결행하다가도 '실패'한 경우 그것을 비난하거나 야유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행한 것이 잘한 일이라고 격려를 해주고 다시 '단연궤도'로 재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심리상담적인 방법도 있는데, 이 경우는 서포터즈 또는 상담자와 상호 '계약'을 체결한다. 내가 단연을 실행하고 성공했을 때 받게 되는 '이익'과 내가 실패했을 때 받게 되는 '불이익'을 명시하고 계약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내가 단연에 실패할 경우는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내가 가장 싫어하는 정당단체에다 기부한다"라고 하는 경우이다.

금단현상을 극복하는 좋은 예로는 '담배피우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경우' 그것을 좋은 큐(cue)로 받아들인다. 신앙인은 '아, 내가 기도해야 하는 시간이구나' 작심을 하고 기도나 묵상을 한다.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 담배와 술을 한다는 것은 결코 현명한 방법이 아니고 '자학'이나 '자살'인 셈이다. 스포츠가 아마도 현명한 스트레스 해소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정월 초하루를 기해서 '단연'을 선포하고도 실패한 분들이 계신다면 5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한 '세계단연의 날'을 기해서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길 적극 권장한다.

나는 지금 '환란'을 맞고 있다. 원치 않는, 남자들에게 흔한(80% 이상) 중년말기의 복병, 전립선 암을 선고받고 살아가고 있다. 맛있는 '고기'를 모두 끊어야지 생각하면서도 실행을 옮기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로 모두 단호하게 단절했다. 과체중으로 고민도 했었는데 '식이요법'을 단행하고 5개월이 끝났는데, 84Kg에서 75Kg으로 줄었다(신장은 170Cm). 물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테니스, 골프, 죠깅, 산책 등을 한다. 묵상은 가장 좋은 방책이다.

내가 스스로 단행을 못할 경우 '절대신'에 의지하는 것은 인간의 연약함을 많이 도와준다. '귀의'라고 했던가? 운명이나 팔자소관을 탓할 일은 아니다.

'제주의 소리' 네티즌 모두의 건안을 기원하면서…

다음 번에 더 좋은 소식, 기쁜 소식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역만리 뉴욕 UN 빌딩 근처에서 도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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