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음식점 수개월째 불법영업 ‘극성’에도 제주시 단속 ‘느슨’

수십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된 제주시 연동 ‘은남로’(차 없는 거리)의 일부 음식점들이 인도 한복판에 야외식탁을 내다놓고 벌이는 불법적인 ‘배짱’ 영업행위가 수개월째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쾌적한 쇼핑환경을 만들겠다던 차 없는 거리는 차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음식점들의 불법영업행위가 난무하고 있는데도, 강력한 행정지도를 호언장담(?)하던 행정당국의 느슨한 단속도 한 몫하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제주시는 사업비 총45억원을 투입, 지난 2월 연동 소재 로얄호텔 서측 도로인 은남5로(남북구간 약 450m 도록)에 대해 자동차 출입을 막고 쾌적한 쇼핑환경을 조성한 ‘차 없는 거리’를 공사를 마무리했다.

거미줄처럼 복잡했던 전깃줄과 통신선로를 모두 지중화 했고, 기존 아스팔트 포장을 모두 걷어내 제주현무암 판석과 화강암.인조석 등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함은 물론 거리 중앙부에 제주자연을 상징한 화단과 가로등 조명을 설치해 주변 상인은 물론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제주시가 '차없는 거리'로 조성한 연동 은남로의 일부 음식점들이 매일 늦은 밤마다 야외식탁을 거리에 내다놓고 불법 영업행위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제주의소리 / 제보 동영상 캡처
차없는 거리 맞아?   제주시가 '차없는 거리'로 조성한 연동 은남로 ⓒ제주의소리 / 제보 동영상 캡처

그러나 이 거리 남쪽 끝 구간에 위치한 일부 횟집 등 음식점에서 올 봄부터 최근까지 늦은 밤만 되면 거리 한복판에 야외용 식탁을 내다놓고 무단 점유해 불법 영업행위를 일삼고 있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주말저녁 이 거리에서 벌어지는 ‘술판’으로 인근 상인들조차 행정지도단속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할 정도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제주의소리>(6월15일 ‘차 없는 거리’에 차 대신 식탁이 점령) 보도 이후 도내 언론에서도 수차례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언론보도 이후 특히 제주시 부시장 주재로 대책회의까지 열며 강력한 행정지도를 실시하겠다고 장담했던 제주시가 지난 6월15일과 22일 현장 단속에서 7~8곳 음식점의 불법영업행위를 적발하고도 계도 안내문 배부와 협조공문 발송에 그쳤다.

▲ 제주시가 '차없는 거리'로 조성한 연동 은남로 소재 일부 음식점들이 식당 앞 도로를 무단점유해 벌이고 있는 불법 영업행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모 음식점 앞에 대기(?)중인 야외 식탁과 야외용 의자.  ⓒ제주의소리 / 제보 동영상 캡처
▲ 쾌적한 '차없는 거리'는 온데 간데 없고...  ⓒ제주의소리 / 제보 동영상 캡처

물론 이후에도 3~4회 불시 지도단속을 폈지만 불법 영업행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 시간인 밤 8시~10시 사이에 단속활동을 펴고 돌아가 버려 ‘수박 겉핥기’ 식의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제주의소리>가 지난 8월 세 차례 현장취재에서도 매번 2~3곳의 음식점들이 불법영업행위를 벌이고 있는 현장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최근 <제주의소리>에 제보된 동영상(8월21일 녹화 동영상)에서도 'O'음식점이 야외식탁을 버젓이 꺼내놓고 불법영업을 하고 있었고, 인근 음식점들도 도로변에 야외식탁을 꺼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곳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 S씨(53)는 “행정기관이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한지 벌써 두달이 넘었는데도 매일 밤이면 이 거리는 날마다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며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꼬집고, “45억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들여 고작 저런 거리 풍경을 만들려고 ‘차 없는 거리’를 만들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30일 시 관계자는 “그간 총 여섯 차례 합동단속을 벌여 위반업소 한 곳에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그동안 비오는 날씨가 잦아 실질적인 추가 단속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그러나 앞으로 불시 지도단속을 강화해 적발된 위반업소에 대해선 식품위생법에 따라 영업정지 초지 등 강력히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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