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연합회 '마라톤 교실'서 즐기며 달리는 법 배워
아름다운마라톤대회서 첫 마라톤 대회 출전 '기대'

‘달리기 열풍’이다. 도시는 밤이면 밤마다 어둠을 가르는 달림이들로 북적인다. 건강에 대한 관심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달리기만이 주는 ‘희열’이 있다. 달리기에 푹 빠진 이들은 스스로 ‘중독됐다’고 말한다.

달리기를 시작하겠다는 인구도 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거나, 몇 차례 포기를 경험해 주저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올해 처음으로 생긴 ‘무료 마라톤 교실’이 환영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제주도육상연합회가 '생활체육 즐기기 문화개선 보급 사업'으로 지난 8월부터 오는 10월까지 10주간 운영해 오고 있는 이 강좌에는 이미 70여명의 초보 달림이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사라봉을 단체로 가로지르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 밤 공기를 가르고 있는 '무료 마라톤 교실' 참가자들. 벌써 전체 10주 프로그램의 절반인 5주째 운동 중이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이들은 무엇보다 훌륭한 코치진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달리기 고수들이 모여있다는 육상연합회 회원들이 직접 코치로 나서 초급, 중급, 고급 수준별 교육을 맡고 있다. 운동의 강도와 페이스 조절, 호흡법, 부상 예방법 등이 각 수준마다 방법이 다르다는 게 코치진 설명이다.

강조한(42) 코치는 “초보자들이 가장 많은 실수를 하는 점이 내리막에서 쉽다고 속도를 내는 점”이라며 “달릴 때는 다리 관절에 몸무게의 3배 하중이 가해지므로 페이스를 적절히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알더라도 혼자서 뛸 때는 페이스 조절이 힘들어 부상을 당하기 쉽다. 강 코치는 “달리기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아 관절 등에 손상을 입게 되고 결국 달리기를 포기하게 된다”며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기본 교육을 받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윤순옥(43) 씨는 2001년과 2005년 두 번에 걸쳐 시도했다가 여러 이유로 포기했던 경험이 있다. 10km를 1시간 안에 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윤 씨는 “무엇보다 좋은 것은 같이 격려하면서 뛰는 점”이라며 “달리기는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운동이 끝난 뒤 스트레칭은 필수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윤 씨를 포함한 참가자 대부분은 마라톤 클럽에 속해 있지 않고 혼자서 달리기를 해온 이들이다. 건강, 성취감 등 여러 이유로 달리기를 하고 싶진 하지만 혼자선 힘들었다는게 공통된 이야기다. 이들은 10주 프로그램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마라톤 교실’을 처음 제안한 김순영 연합회 감사도 이들의 흥분과 열의에 감동하고 있는듯 했다. 김 감사는 “처음에는 자신이 뛸 수 있을 거라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분들”이라며 “지금은 초보반 분들도 7-8km를 뛰고 있다. 지금은 자신감을 얻어 흥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달리기의 즐거움을 알게 된 70명의 달림이들은 이제 곧 공식 무대에 서게 된다. 바로 10월 17일 개최되는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다. 대부분에겐 이 대회가 첫 번째 마라톤 대회다.

양태수 도육상연합회장은 “마라톤 교실 참가자들이 10주간 갈고 닦은 체력과 열정을 발휘하는 대회가 될 것”이라며 “즐거운 달리기를 통해 참가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양태수 제주도 육상연합회장은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달리기를 통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그는 특히 참가자들의 첫 출전 대회가 마라톤을 통해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 행사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최근 제주지역 마라톤 클럽들이 1km당 100원씩 모으는 등 기부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달리기를 통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문화가 제주지역 마라톤 클럽들의 문화로 번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참가비의 절반을 참가자 이름으로 기부하고 있는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대해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육상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제주지역 학생들이 있다. 마라톤 꿈나무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데도 관심이 모아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40분 여가 지나자 초급반 참가자들이 속속 도착하고 곧 이어 중급반 참가자들이 운동을 마쳤다. 한 사람 한 사람 들어올 때마다 “수고했어요”라면서 박수가 터졌다. 함께 하는 즐거움이 이들을 계속 달리게 하고 있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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