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로 개최지 선정...위상 살리지 못해 아쉬움
영상위 홍보 부족...지역 영상인들도 '소극적 태도'

한일해협권 영화제가 한국을 대표해 제주에서 열리고 있지만 정작 ‘제주 영화’를 출품하지 못하면서 개최지의 위상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일해협권 영화제는 작지만 의미있는 영화제다. 한국과 일본의 수도권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8개 시도현이 모여 '지역 영화'를 고민하는 자리다.

영화제는 2008년 8개 시도현 지사 회의에서 처음 제안됐다. 2년간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한 번씩 개최하기로 했었고 2009년 사가현에 이어 올해 제주에서 오는 2일부터 6일까지 개최된다.

제주 개최는 상징적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리한 접근성으로 영화의 도시 부산과 경상남도 등을 제치고 제주에 유치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여러 이점을 가지고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음에도 막상 영화제에 ‘제주 영화’가 없어 개최지의 위상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참여한 8개 시도현 중에서 ‘경쟁부문’에 영화를 한 편도 출품하지 못한 곳은 제주지역 뿐이다.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것 뿐만 아니라 아예 예선전부터 출품된 작품이 한 편도 없었다.

제주지역 영화제작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도 있지만 영화제 취지에 맞는 홍보와 기획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각 대학의 영상제작학과 영상제작 동아리 등에서 '작은 영상'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출품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영상위가 자체에서 진행하는 각종 ‘영상 제작 아카데미’ 조차도 출품작을 내지 못했다.

한편으론 지역의 영상인들의 소극적 태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역에서 열리는 영화제에 함께 참여해 의미있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주인 의식'이 결여됐다는 것이다.

지역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지역 영화계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한일해협권영화제'는 10월 2일부터 6일까지 닷새간 제주영상미디어센터 예술극장을 중심으로 한 도 일대에서 개최된다. 영화제는 크게 경쟁작 및 초청작 상영, 한일 영화인 교류캠프, 심포지엄 등으로 진행된다. 감독과의 대화도 마련돼 <커튼 콜>의 사사베 키요시와 <여행>의 배창호 감독이 제주를 찾는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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