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남도서관, '시인과 사물' 테마로 문화의 밤 열어

▲ 제남도서관이 28일 저녁 문화의 밤 행사를 열었다. ⓒ장태욱

서귀포시 남원읍 제남도서관이 가을을 맞아 지역 주민들의 시심(詩心)을 자극했다. 제남도서관은 9월 28일 저녁 7시부터 지역 어린이, 청소년 및 청장년층 주민들을 도서관으로 초청하여 '도서관 문화의 밤' 행사를 열었다. 제남도서관이 문화의 밤 행사를 개최한 것은 올해로 다섯 번째다.

올해 문화의 밤 행사의 테마는 '시인과 사물'이다. 초대시로는 김용길 시인의 '제주 억새꽃'이 선정되었다.

어디서 불시 타는 냄새가 난다

마른 햇살 허공에 날리고

바람 일으켜 세우며

빈 계절의 그림자 지우고 있다

먼 선 숲들이 등 돌려 눕는데

하늘 한 자락 끌어당겨 놓고

가을은 떠난다

나도 이제 떠나야겠다.

-김용길의 '억새꽃' 마지막 연

초청시는 김시인의 음성으로 직접 낭송되어 무르익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어울려 주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또, 남원읍이 고향인 오승철 시인이 강사로 초대되어 '작가의 시 세계, 시 나들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오시인의 작품 중 '더덕밭 너머(김은실 낭독)', '비양도2(양연정 낭독)', '송당 쇠똥구리2(김소연 낭독), '메께라(김미영 낭독) 등은 제남도서관 독서모임 회원들의 음성으로 낭송되기도 했다.

문화의 밤 행사는 '하나아트'의 사물놀이 공연으로 흥겹게 시작되었고, 비보이들의 역동적인 댄스로 마무리되었다. 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은 도서관 잔디마당에 앉아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행사에서 얻은 감동을 나눴다.

▲ 평생교육 수강생들이 출품한 작품을 도서관 평생학습실에 전시해 놓은 풍경이다. 제남도서관은 9월 한 달동안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펼치고 있다. ⓒ장태욱

제남도서관은 '독서의 달'을 맞아 9월 한 달 동안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매주 토요일 마다 '원작이 있는 영화감상회'를 열었고, 지난 16일에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가졌다. 또, 평생학습실 및 로비에서는 평생교육수강생들이 직접 출품한 서각 및 갈천 공예품, 야생화 사진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제남도서관 오경주 관장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인간의 삶에 물질적인 분야와 정신적인 분야가 있는데, 아쉽게도 현대인들은 삶의 대부분을 물질적인 분야에 관심을 갖고 살고 있는 것 같다. 도서관은 자칫 소홀히 취급될 수 있는 정신적인 분야를 담당하기 위해 존재하는 만큼 문턱을 낮춰 지역주민들과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장태욱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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