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커튼 콜' 감독 사사베 키요시..."따뜻함 느꼈으면"

“부모님 세대만 해도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이 심했었죠.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엔 얼씬거리지 못하게 했을 정도로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아요. 이런 것들을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 영화 <커튼 콜>로 '2010 한일해협권 영화제'를 찾은 사사베 키요시 감독.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 <커튼 콜>. 등장인물은 촌스러울 정도로 순수하다.

시모노세키와 제주에 나뉘어져 살고 있는 재일교포 1세와 2세. 이들을 화해시키고 다시 만나게 하고자 아무런 대가없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일본인 기자. 그녀의 헌신으로 결국 다시 만나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이들.

이 영화는 시모노세키가 고향인 사사베 키요시 감독의 2004년 작이다. ‘한일해협권영화제’ 추천영화로 선정되면서 영화 촬영뒤 처음으로 제주를 찾았다.

3일 오후 제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영화 상영과 함께 진행된 '감독과의 대화'가 끝난 뒤 사사베 키요시 감독을 만났다.

그는 “내 영화를 통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끼고, 주변사람들에게도 그런 마음을 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을 좋아한다면 재일교포든 흑인이든 일본인이든 상관없다"고 말하는 그는 '휴머니스트 감독'이었다.

그의 고향인 시모노세키는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이 심한 동네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모여 살고 있는 재일교포 마을은 ‘절대’ 넘어가선 안되는 곳이었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했던 감독은 차별을 부당하게 생각하며 자랐다. 키요시 감독은 “부모님 세대만 해도 차별이 심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이런 것들을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우정을 그린 영화를 또 한 편 만날 수 있다.  2003년작 <칠석의 여름>은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며 찍은 영화다. 한일 양국의 친선을 위해 열린 육상경기대회에서 만난 양국의 남녀 선수가 다시 만나기 위해 국가대표가 되자고 약속한다. 

▲ 사사베 키요시 감독이 영화 <커튼 콜> 상영후 감독과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영화 <쉬리> 속 배경으로 나온 제주에 반해 제주 촬영을 결심했었다는 키요시 감독. 그는 제주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제주 촬영 당시 제주에서 술을 많이 마셨다는 그는 6년만에 다시 찾은 제주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한라산 맛은 여전하네’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의 영화에는 일본인들을 안내하는 친절한 택시기사가 나오는데, 그는 키요시 감독이 시나리오 구상차 제주에 왔을 때 자신을 안내했던 택시기사였다. 키요시 감독은 그의 친절에 감동해 영화에 직접 출연시켰고, 이후에도 '도모다찌'(친구)라고 부르고 있다.

키요시 감독은 “6년 만에 찾은 제주의 겉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이곳 사람들의 인심만큼은 변한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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