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대화여객 파업사태, 첫날을 마감하며

   
6월 10일 아침, 밤샘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나는 뜬금없는 상황에 당황해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20여분간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단 하나의 시내버스도 지나가지 않고 있던 것이다. 무슨 일인가 생각하던 찰나에 정류소 한쪽에 붙어 있던 대화여객 파업에 따른 공문과 함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

공문에서는 대화여객의 경영 악화로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다는 말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뉴스에서 대화여객 파업 움직임에 대해 지나가듯 다뤘던 것이 생각났다. 한참을 헤매고 공문을 읽어 내려가기를 수차례. 시청에서 임시방편으로 내놓은 공항버스 및 삼영교통의 노선 변경 운행 및 환승버스 운행 계획을 보고 버스를 갈아타가며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간표가 따로 없는 임시 버스 운행에 마냥 기다릴 뿐이었다.

   
원래 우리 집까지 소요되던 시간은 30분이었지만 이날 걸린 시간은 무려 1시간 30분이었고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몇몇의 시민들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을 빈번하게 보게 된 나는 시민들의 불편이 보통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노선 변경 운행에 전혀 적응치 못하시는 노인분들이 원하는 목적지에 못가시고 헤매시는 모습은 무척 안쓰러웠다.

요새 아무리 개인 자가용이 많아졌다지만, 제주도에서 버스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대중교통이다. 다수의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대화여객은 제주시 대중교통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었다. 6월 10일, 오늘로서 제주시란 인체를 돌던 중요한 혈액이 멈추려 하고 있다.

   
제주시의 시내버스 파업이 한두번 시도된 것은 아니다. 제주시에서 거의 10년을 살아온 나에게 있어서 요금 인상 등으로 단기간 파업에 돌입하던 것을 수차례 보아왔고, 그 뒤엔 더 좋은 서비스를 약속하던 시내버스 회사들의 약속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런 불상사는 계속 되고 있다.

환승버스를 운행하시던 한 기사분께 물었는데, 이번 사태는 회사의 부채와 장기간의 체불임금이 문제가 된 만큼 노조만을 탓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상황이 딱하지만, 예년과는 다르게 부분적 운행도 안 하고 전면 파업을 선언한 대화여객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수많은 시민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대중교통으로서 이같은 상황은 시민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고 생각될 뿐이다. 이와 같은 사태까지 끌고 간 근본은 경영진에 있는만큼 이번 기회에 전문적 경영진으로의 교체에 의한 튼튼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업면허 반납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고 파업사태를 진정시킬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학생들은 물론이고 버스를 애용하는 직장인 및 일반 시민들이 수없는 불편과 시간 낭비를 겪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임시방편으로 지금 시행하고 있는 공항버스 등의 노선 변경 운영책도 장기적으로 지극히 무리가 올 수 밖에 없다. 지금 상황은 마치 얽혀있는 실타래와 같지만 하나하나 이해의 실마리를 풀어 아무쪼록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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