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명 달림이 응원글 담긴 77m짜리 펼침막 장관
문구마다 재치 만발...제주관광공사 "앞으로도 쭉~"

▲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가 진행된 구좌읍 생활체육공원 대운동장 한 켠에 조성된 77m의 펼침막에 제주의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을 바라는 응원글을 쓰고 있는 마라톤대회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제3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린 17일 제주시 구좌읍 생활체육공원 대운동장에서는 온 도민의 염원을 하나로 모으는  또 하나의 이벤트가 펼쳐졌다.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자연환경분야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제주도가 마지막으로 도전하는 과제, 세계7대 자연경관(New 7 wonders)에 들기 위해 전 참가자가 뜻을 합쳤다.

대회 정신인 '기부와 나눔'에 쏠렸던 참가자들의 관심이 세계7대 자연경관 성원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제주관광공사(사장 박영수)가 마라톤 출발 직전 운동장에 깔아놓은 77m의 펼침막에는 7대 자연경관 선정을 기원하는 1000여명의 응원글이 빼곡히 채워졌다. 77m는 7대경관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숫자.

응원에는 남녀노소가 없었다. 재치가 번뜩였고, 온갖 기발한 문구가 등장했다.

제주시 한경면 신창초등학교 학생들을 인솔하고 온 강은주 교사는 톡톡 튀는 제주어로 "7대 자연경관 무신 말이 꽝? 제주는 세계1등 자연경관이우다"(7대 경관이 무슨 말이냐. 세계1등 자연경관이지)라고 7대경관 선정을 당연시했다. 그 옆에 제자가 "안될 수 없다"고 맞장구를 쳤다.  

▲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석한 귀빈들의 바람도 보태졌다. 맨오른쪽 노란색 점퍼는 마라톤대회 파트너인 (사)김만덕기념사업회 고두심 상임대표, 그 왼쪽은 고홍철 제주의소리 대표. 맨왼쪽은 요덴 유키오 주제주일본총영사. ⓒ제주의소리

대회 파트너인 (사)김만덕기념사업회의 고두심 상임대표는 "제주는 아름답다. 그 속살(사람들)은 더 아름답다. 아름다운 제주여!"라고 고향에 대한 진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만덕사업회 양원찬 공동대표 역시 "아름다운 제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더 아름답다. 김만덕을 보라"고 김만덕과 세계7대 자연경관을 연관짓는 순발력을 보였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제주는 7대가 아니라 최고의 자연유산입니다"라고 썼다. 특히 박 상임이사는 즉석에서 트위터를 통해 수만명의 팔로워(Follower)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글을 올리기 무섭게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앞서 김부일 제주도 환경부지사는 "제주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여세를 몰아 이번에는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며 "아름다운 사람들의 힘이 있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지사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이끈 장본인으로, 인증 현장을 생생히 지켜보기도 했다.

▲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내빈들이 제주의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맨왼쪽부터 양조훈 전 제주도 환경부지사, 박영수 제주관광공사 사장, 요덴 유키오 주제주총영사,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사 사장, 김상오 제주농협본부장, 고홍철 제주의소리 사장, 고두심 (사)김만덕기념사업회 상임대표, 김문자 (사)김만덕기념사업회 공동대표. ⓒ제주의소리

제주관광공사가 이같은 이벤트를 연 것은 마라톤대회 정신인 '기부, 나눔'과 묘한 조화를 이루는데다 대중이 참여하는 행사여서 파급효과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공사는 참여자 가운데 14명을 선정해 특급호텔 숙박권, 잠수함.유람선 승선권 등 푸짐한 선물을 안겼다.

1등작은 강선희씨의 '오름의 관능미, 사방이 탁 트인 파아란 바다의 기상. 반드시 세계7대 자연경관에'. 7대 경관에 대한 염원을 싯적으로 표현했다.

2등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미 제주도가 세계최고 경관이란 사실을. 하늘이 준 제주, 세계 최고는 당연'. 3등은 '꿈의 제주 아름다운 제주 내고향 제주 영원하라. 영원할 지어라'라는 문구를 남긴 우병우씨에게 돌아갔다.

전 세계인들의 인터넷투표로 결정되는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은 2011년 11월11일. 제주도는 이미 세계28대 자연경관에 든 상태다.

제주관광공사는 앞으로도 대중이 모이는 곳마다 비슷한 이벤트를 열어 폭넓은 도민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당장 다음주로 다가온 서귀포 칠십리축제를 비롯해 제주시 칠성로 등지에서 77m짜리 펼침막을 이용해 장관을 연출할 계획이다. 둘 모두 숫자 '7'과 관련 있거나 7을 연상케하는 행사들이다.

박영수 사장은 "세계7대 자연경관은 '트리플 크라운' 못지않게 제주는 물론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라며 "남은 기간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한 민간홍보추진위원회 이종우 위원장은 "세계7대 자연경관에 든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벅찬 일"이라며 "여러분들이 조금만 더 힘을 보태면 꿈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