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김녕~종달 감동물결
3200여명 기부천사 내년10월2일 희망메신저 ‘재회’ 기약

▲ '제3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달림이들이 맑은 가을날씨 속에 김녕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다.ⓒ제주의소리

단지 기록만을 위해 달리지 않았다. 또다시 희망을 업고(UP-GO) 달렸다. 갠지스강 범람으로 삶을 위협받고 있는 서남아시아 수해재민들에겐 생명의 씨앗을, 200여년을 면면히 흘러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표상이 된 의인(義人) 김만덕과 그를 닮고자 하는 제주사회엔 김만덕 기념관 건립의 종자돈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레이스가 됐다.

대한민국 1호의 스포츠를 통한 기부 프로젝트인 제3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가 17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와 종달리 해안도로에서 32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기부천사들의 참여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기부와 나눔’이라는 대회 취지도 아름답고, 거기에 참가한 사람들도 아름다웠으며, 대회 코스도 가장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았다. 

▲ 3200여 명의 달림이들이 신호와 함께 힘차게 출발했다. ⓒ제주의소리

이날 <제주의소리>가 (사)김만덕기념사업회(상임 공동대표 고두심), (사)아름다운가게(이사장 김문환)와 손잡고 주최한 ‘제3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오전 9시 제주시 구좌생활체육공원에서의 개회 선언과 출발 총성을 시작으로, 쾌청한 가을 날씨를 즐기며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맘껏 달렸다.

개회식에선 농협제주지역본부(본부장 김상오)가 기부한 ‘기부 저금통’ 3000여개가 대회 모든 참가자들에게 기념품으로 전달돼 내년 제4회 대회 예정일인 2011년 10월2일에 1년간의 정성을 모아 ‘나눔의 기적’을 만들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에 이어 최근 <세계지질공원>까지 인증돼 세계 유일의 유네스코 자연환경분야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제주,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마라톤코스로 꼽히는 김녕~종달 해안도로 42.195km를 달리는 이번 대회는 ‘기부와 나눔’이라는 대회취지 못지않게 아름다운 풍광으로 참가자들에게 또 다른 선물을 안기기도 했다.

특히 내년 11월 최종 선정을 앞두고 있는 ‘세계7대 자연경관’에 제주도가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제주관광공사는 이날 참가자 3200여명을 대상으로 77m의 선정기원 응원 메시지를 기록하는 '뉴세븐 원더' 이벤트도 마련, 큰 호응을 얻었다. 

▲ 제주의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을 기원하는 응원글을 제주관광공사가 마련한 77m 길이의 펼침막에 쓰고 있는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 단체전 수상 모습. 제주트라이애슬론 팀이 1위를 했다. ⓒ제주의소리

이번 대회 42.195㎞의 풀코스 경기에서는 한석주 씨(38.제주트라이애슬론)가 2시간45분47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부 풀코스에서는 조춘자 씨(45.청주)가 3시간13분30초로 1위의 영광을 안았다. 도내 마라톤클럽의 지존을 놓고 겨룬 클럽대항전에서는 ‘3연패’를 달성할지 관심을 모았던 서귀포마라톤클럽을 제치고 제주트라이애슬론클럽이 첫 위업을 달성했다.

이날 마라톤 참가자들은 저마다 최고 기량의 레이스를 펼치며 코스별로 각축을 벌여 응원 나온 가족과 자원봉사자는 물론 구경나온 도민·관광객들에게 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올해 처음 시도된 ‘아임 러닝 포(I'm running for)’의 다양한 희망 메시지는 참가자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또한 본 행사장인 구좌생활체육공원 대운동장에서는 참가자 및 동반가족들을 위한 ‘아름다운’ 부대행사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 환경디자이너 윤호섭 국민대학교 명예교수가 환경티셔츠를 그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 3회째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참가자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좌충우돌 제주올레'의 저자 김경수 시사만화가. ⓒ제주의소리

<아름다운 가게>가 운영하는 나눔 장터를 비롯해 자원봉사단으로 구성된  스포츠테이핑, 수지침 외에도 시사만화가 김경수 화백이 올해도 어김없이 ‘캐리커처 무료 기부행사’에 참가했다. 최근 만화로 보는 제주올레이야기인 '좌충우돌 제주올레'를 펴낸 김 화백의 행사부스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내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환경 디자이너이자 인사동 티셔츠 할아버지 널리 알려진 윤호섭(67) 국민대 명예교수도 이날 대회에 참석, 현장에서 그림을 그려 넣은 환경티셔츠 150장을 선물하기도 하는 등 ‘재능기부’도 이어졌다.

이번 대회는 마라톤 참가자들과 가족, 도민, 관광객, 자원봉사자 등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 됐고, 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투입된 4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원활하게 대회를 지원해 성공대회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편 이날 오전 9시부터 진행된 개회식에서는 대회참가자 3230명이 낸 참가비 중 절반인 2604만원이 참가자들 이름으로 1302만원 씩 각각 아름다운 가게와 김만덕 기념사업회에 전달됐다.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전달한 기부금은 매년 수해로 질병과 굶주림에 고통 받는 서남아시아 수해재민들의 희망프로젝트에 제공되고, 김만덕 기념사업회에 전달된 기부금은 김만덕 기념관 건립 도민성금의 첫 종자돈으로 적립됐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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