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신태용 감독. <뉴시스>
【성남=뉴시스】박상경 기자 = "누구든 자신있다. 반드시 우승하겠다".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을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한 프로축구 성남일화의 신태용 감독(40)이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성남은 20일 오후 7시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전반 30분 터진 조동건(23)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성남은 1차전 합계(3-4패) 종합전적에서 1승1패, 4-4 동점을 이뤘으나, 원정골(1, 2차전을 마친 뒤 종합전적과 점수가 같을 경우, 원정 득점은 2배로 계산) 규정에 의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성남은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리야드에서 펼쳐질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조바한(이란) 간의 4강 2차전 승자와 11월13일 오후 7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단판승부를 펼치게 된다.

신 감독은 부임 첫 해인 지난해 팀을 K-리그 준우승으로 이끈데 이어,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까지 성공하면서 남다른 지도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경기 후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신 감독은 "결승까지 갔다는데 너무 기분이 좋고 만족스럽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신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참가 전 초보 감독이 결승에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결국 목표를 이뤄냈다. 최선을 다해 승리를 이뤄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지난 3~4일 동안 알 샤밥의 공세를 막기 위한 훈련을 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며 "결승골을 넣어준 조동건도 훈련 당시 역할을 완벽히 발휘했다"고 승리 요인을 밝혔다.

성남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른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성남은 2004년 사우디의 강호 알 이티하드와 만나 원정 1차전을 3-1 승리로 마쳤지만, 안방에서 믿기지 않는 0-5로 패해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1996년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성남은 이듬해 포항스틸러스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무는 등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결승진출은 성남이 1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성남이 우승에 골인하게 되면, 신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모두 오른 첫 인물이 된다.

신 감독은 "결승전에는 라돈치치(27), 전광진(29), 홍철(20)이 빠지게 돼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잘 준비하겠다"며 "알 샤밥을 통해 중동팀의 특성을 선수들이 어느정도 파악했다고 본다. 알 힐랄이나 조바한 누가 올라와도 자신있다.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결승에 진출해도 큰 감흥이 없을 것 같은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니 눈물이 흐르더라"고 털어놓은 신 감독은 "우승에 욕심이 나기는 한다. 선수들을 잘 다독여 정상까지 올라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한편, 1차전 승리의 힘을 2차전까지 이어가지 못한 알 샤밥의 호르헤 포사티 감독(58)은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다. 선수들이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순간의 실수로 실점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포사티 감독은 "판정에 다소 불만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축구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 "성남은 찬스를 살렸고,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이것이 승리의 요인이다.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sk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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