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부검 결과…"외상 흔적 없고, 사체에 선홍색 띠어 가스중독"

▲ 현장에서 사체를 조사하기 위해 경찰과 부검의가 현장에 들어가고 있다.
일가족 3명이 변사체로 발견된 참변은 '가스유출'에 의한 사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경찰서에 따르면 16일 오전 10시40분 애월읍 하귀2리 서모씨(67)와 부인 김모씨(58), 딸 서씨(26)가 숨져 있는 것을 막내 아들(34)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조사 결과 타살 흔적은 없었으며, 깨끗이 정리된 안방에 서씨가 숨을 거뒀고, 부인과 딸은 거실에서 숨졌다..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가스 냄새가 난 점으로 미뤄 가스중독에 따른 사망사고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에 있다.

집 주인 강모(64)씨 부부에 따르면 "서씨 가족은 가정 불화없이 화목하게 살았으며, 여름철에도 항상 문을 잠그고 살았다"며 "사고 전날 9시 저녁에 서씨 방에 불이 켜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 현장조사를 마친 후 사체들을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강씨 부부는 또 "목수일을 하는 서씨는 항상 새벽 5시에 일어나지만 오늘은 인기척을 듣지 못했다"며 "서씨는 2남3녀를 뒀지만 모두 출가해 막내딸과 아들만 함께 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조사에는 제주경찰서 감식반과 가스안전공사, 사체부검을 위해 제주의대 강현옥 박사, 제주지검 정진기 검사가 현장을 직접 찾았다.

현장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안방 옆에 있는 세면장(물부엌) 순간 가스온수기 밸브가 열려 있어, 가스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행히 건너방에서 잠을 자던 막내아들은 문을 닫고 잠을 잤기 때문에 화를 면한 것으로 추정됐다.

강현옥 박사는 "사체에서 외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형태와 색깔 모두 비슷해 가스중독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생존자의 혈액을 추출해 성분조사 등 자세한 조사를 벌여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숨진 시간은 모두 비슷한 시간대이고, 사체의 얼굴 색깔이 '선홍색'을 띠어 정황상 LPG 중독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외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유서 등도 발견되지 않아 타살이나 자살이 아닌 가스누출에 의한 사고로 일가족 3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조사를 마친 후 사체를 한라병원으로 옮겨졌고, 가족과 주변을 상대로 사건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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