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스님의 편지] 마음의 집단속 잘해 놔야겠습니다

구름  ⓒ제주의소리 / 사진 = 오성스님

하늘
들녘
바다
세상 어디에나 은빛 갈바람이 붑니다.

저 흐르는 구름보다
더 빠른 시간에 맞춰
정해놓은 것도 아니건만
어김없이 인생의 학습은 시작됩니다.
현실은 앞만 보라하고
삶의 무게는 자꾸 뒤를 돌아보려 합니다.

저 바람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또 어디로 불어가는 것일까.
시작도 끝도 없는
바람 같은 인연이 맺어지고 이별합니다.
구름 같은 세상이 그려지고 지워집니다.
여기서, 흘러가는 대로 둬보면 어떻게 습니까.
쓸쓸한 대로
이별하는 대로
너무 마음 주지 말고
나는 나대로……

가을 억새  ⓒ제주의소리 / 사진 = 오성스님

그렇게 가을시간을 걷다보면
흔들리는 억새꽃을 보고도
내 마음은 온전히 나에게로 향하여
누구를 만나도
어디에 있더라도
나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인간 아닌 그 모든 생명들처럼
가식 없는 가슴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갈바람 차갑습니다.
마음의 집단속 잘해 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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