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밭에서 극조생 감귤 수확하다
돌멩이 밭에서 극조생 감귤 수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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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제주의 가을과 감귤수확

▲ 수확한 감귤 ⓒ 김강임

전국이 가장 시끌벅적한 계절은 바로 지금, 가을입니다. 특히 제주의 가을은 이맘때부터 분주합니다. 감귤수확의 계절이기 때문이죠.

지난 여름, 태풍과 폭우로 시름을 앓았던 농가들이 드디어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는 순간입니다. 올해는 태풍으로 낙과가 심했고 병충해도 극성을 부려, 어느 해보다도 과일값이 비싼 편입니다.

▲ 주말농장 감귤원입니다 ⓒ 김강임
  
▲ 주렁주렁 달린 감귤 ⓒ 김강임
  
▲ 감귤이 주렁주렁 주렁주렁 달린 감귤 ⓒ 김강임
  
▲ 감귤 ⓒ 김강임

제주의 가을은 요즘 노랗습니다. 돌담위로 너울대는 감귤 열매는 이국적이 풍경을 자아내기도 하죠. '툭!'하고 하나 따서 껍질만 벗기면 제주 감귤의 새콤달콤한 맛을 볼 수 있지요.

가을이 익어가는 10월 마지막 휴일, 극조생(가장 빨리 생산된) 감귤 첫 수확을 했습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 올해 감귤생산량 2차 관측조사를 해본 결과, 생산량이 50만4000톤으로 예년에 비해 감소한 상태라고 합니다. 우리집 감귤농장 역시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절반 정도 수준입니다.

▲ 팔 수 없는 감귤입니다. ⓒ 김강임

  

▲ 팔 수 없는 감귤들입니다. ⓒ 김강임

우리집의 경우, 주말농장으로 농사를 짓다보니 전문적으로 감귤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기술이나 노동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다른 농가에서는 1년에 10번 정도 농약을 살포하지만, 우리는 기껏해야 6번 정도 살포하거든요. 그렇다보니 병충해가 걸린 열매가 있는 게 사실이지요. 하지만 맛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주말만을 이용해 2천여평의 감귤 농사를 짓는 것은 무리입니다. 때문에 남들보다 부지런해야 하고 주말마다 힘들게 발품을 팔아야 했습니다. 남들이 조금 늦게 하루를 시작하는 주말이나 휴일, 그 고소한 늦잠 한번 못 자고 새벽에 일어나 감귤원으로 향하곤 했지요. 뿐만 아니라 손수 풀을 뽑고, 잡초를 제거해야만 하는 수고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봄이면 감귤가지에서 하얀 꽃망울이 터지고, 순백의 감귤꽃이 감귤향수를 풍길 때를 기억하면 저절로 행복해 집니다. 특히 콩알 만한 열매가 자라서 노란 감귤로 익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순간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모를 것입니다. 꼭 자식을 키우는 맛과 비슷합니다.

가장 큰 기쁨은 가을걷이때 찾아옵니다. 가지 끝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귤 열매를 수확하면서는 '이걸 팔면 부자가 되겠군'이란 생각보다, 오랫동안 내가 키워온 것을 수확한다는 기쁨이 더 큽니다.

▲ 척박한 땅에 일군 감귤원 ⓒ 김강임

▲ 척박한 땅에 만든 감귤원입니다. ⓒ 김강임

첫 극조생 감귤을 수확하는 가분은 그저 행복하기만 합니다. 직장생활에 쫓기다가도 감귤원에만 오면 여유가 생깁니다.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감귤원에만 오면 확~ 사라지는 기분. 아마 그것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 수확한 감귤 ⓒ 김강임

돌멩이 밭에 뿌리를 내리고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노랗게 익어가는 감귤. 첫 수확을 하는 주말농부 마음도 어느새 가을처럼 풍성합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기사입니다>

<제주의소리>

<김강임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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