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회 부교육감-공대위 간담회, 교육청 인사 '시각차'

13일 오후2시30분 제주도교육청 상황실에서 열린 김경회 부교육감과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들의 간담회는 전날 단행된 도교육청 인사에 대한 양측의 시각 차만 재확인한 채 끝났다.

이 간담회는 오전11시 2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교육감 불법선거 및 교육비리척결제주지역공동대책위원회'가 교육감 직무대행인 김경회 부교육감의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도교육청공무원직장협의회 회원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자 김 부교육감이 면담요청을 거절했고, 공대위 회원들이 부교육감 부속실에서 한 시간 가량 항의 농성을 벌인 후 마련된 자리였다.

다소 어색한 표정에서 시작된 간담회는 공대위 상임대표인 김상근 목사가 이번 인사에 대한 문제점과 함께 면담거절과 공직협 회원들간의 몸싸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목사는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에게 도교육청이 오늘 보여준 태고는 방어적이나 적대적이었다"며 부 교육감을 향해 유감을 표한 후 "교육청이 도민과 시민사회단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사권자가 하고 싶은 대로 인사를 했으니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면서 "인사비리의혹 사건이 터진 후 공동대책위원회가 개혁적인 인사방안에 대해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는 적당히 넘어가지는 것으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간담회 시작부터 쏘아 부쳤다.

김 목사는 이번 인사에서 총무과장으로 중용된 H과장을 예로 들며 "김태혁 전 교육감당시 인사비리의 핵심이었고, 부하직원에게 책까지 던지며 폭행을 한 그를 중책인 총무과장으로 맡긴다는 것은 공대위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목사의 발언이 끝난 직후 한승일 기획관리국장이 기자들을 의식한 듯 "이렇게 공개된 자리에서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공개로 간담회를 진행하자고 제안했으나 김상진 공대위 집행위원장이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아. 개인신상이 문제가 된다면 이니셜로 말하면 된다. 기자들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니냐"고 반대해 결국 취재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리에 진행됐다.

김 목사의 모두 발언에 대해 답변에 나선 김경회 부교육감은 "지금의 심정은 너무 답답하고 참담하다"고 말을 꺼낸 후 "이번 인사에 대해 부족하다고 하는데 상당히 고심했으며, 비리연루자들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했다고 자부한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김 부교육감은 이어 "수사중인 비리연루자에 대해서는 현재 교육청으로서도 어쩔 방법이 없는 게 아니냐"면서 "비리에 연루됐다고 하는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이미 검증을 거친 후 인사 발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H과장 인사발령과에 대해서도 "부하직원과 마찰을 빚은 사건에 대해 중대한 사안인지 당사자들로부터 이야기를 직접 들었으며, 당사자도 현재 반성하고 있고 당했다는 J씨도 '이해한다'고 말해 그 사건이 이번 인사의 고려사항은 아니라는 판단 하에 인사를 단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석문 전교조 지부장은 "5자회담에서 이 같은 인사들에게 불이익을 주기로 협의한 지 2시간만에 인사 명단이 발표됐다"며 "이는 교원단체의 의견을 무시한 것으로 이번 인사행정은 김태혁 전 교육감과도 너무나 흡사하다"고 말했다.

이석문 지부장은 또 "이번 인사는 온 도민이 주시하는 예민한 사안으로 교육청만이 문제가 이나"라고 전제한 후 "김태혁 전 교육감 시절에 총무과장을 담당했던 인사를 또다시 총무과장으로 발려안 것을 보고 어떻게 개혁적인 인사라고 할 수 있느냐"면서 H과장의 인사발령 취소를 요구했다.

김경회 부교육감은 이에 대해 "김 교육감 8년동안 재임했던 간부들을 이번 인사에서 배제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 이번 인사에서 가용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자신의 고충을 밝힌 후 "H과장은 교육청 내부에서도 곧은 사람으로 평이 나있고 직원들을 다독거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품과 능력을 우선시 해 발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교육감은 또 "비리연루 비리연루 하는데 증거가 있으면 제시해 달라"면서 "H과장 본인도 총무과장을 원하지 않았는데 기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어 "이번 인사가 부족하다는데 대해서는 나도 동의한다"면서 "좀 마음에 안 들더라도 지켜봐 달라. 좀 시간을 달라"며 공대위측의 이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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