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체육회관 합숙소 가봤더니] 도의회 문화관광위, 현장 보고 ‘깜짝’
아직도 2층 침대서 추위에 ‘덜덜’ 심지어 ‘와변기’…, 시설개선 ‘시급’

▲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신관홍 위원장과 의원들이 4일 오전 제주도체육회관 선수 합숙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제주의소리
‘스포츠 메카’라고 자부하는 제주도가 선수들을 위한 변변한 합숙시설도 갖추지 못해 ‘무늬만’ 스포츠 메카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오전 10시10분쯤 제주도체육회관 입구.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신관홍 위원장을 비롯해 김희현, 강창수, 소원옥, 김진덕 의원 등 5명이 이곳을 찾았다. 행정사무감사를 앞둬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현장방문이었다.

▲ 합숙소 내 화장실 벽에는 타일이 군데군데 떨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체육회 직원들의 안내를 받고 찾아간 곳은 선수들의 합숙시설. 체육회는 도내 선수들과 전지훈련을 위해 제주를 찾은 타 지역 선수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합숙시설을 조성, 운영하고 있다.

시설을 둘러보던 의원들의 입에서 “이게 우리 제주도선수단이 묶었던 시설 맞느냐”는 말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10명 입실을 기준으로 5개의 2층 침대가 들어선 방에는 샤워시설을 갖춘 화장실이 달랑 하나. 입실 인원은 10명이지만 샤워 꼭지 1개, 변기 1개, 세면기 1개가 전부다.

심지어 일부 화장실의 경우는 아직도 와변기(쪼그려 앉는 방식)가 설치된 데다, 내부 벽은 타일이 군데군데 떨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였다.

몸뚱이 하나가 생명이라고 할 선수들이지만 겨울철에는 이불을 둘둘 말고 추위와 씨름해야 할 정도로 난방 시설도 엉망이었다. 창가에 설치된 스팀 1개가 전부로, 복도 쪽 침대에서는 천장이나 벽사이로 스며드는 윗바람 때문에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할 때가 많다고 했다.

의원들을 안내하던 김정준 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우선은 온돌 시설만이라도 해야 선수들이 편안하게 몸 관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의원들에게 ‘읍소’ 아닌 ‘읍소’를 했다.

이에 신관홍 위원장은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 선수단이 이번 전국체전에서 80개의 메달을 딴 게 신기할 정도”라며 “시설 개선을 위한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집행부와 논의해보겠다”는 말로 달랬다. 그러면서 “본예산 심사 때 안되면 내년 추경에서라도 반영될 수 있도록 (체육회 차원에서도)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일렀다.

▲ 와변기. 선수들이 볼 일을 보고 나면 다리가 저릴 정도라고 호소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체육회관 내 시설된 합숙시설은 총 150명 규모로 지어졌다. 시설된 지 12년이 됐다.

체육회는 당장 급한 온돌시설 및 화장실(변기) 개선에 5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관광위원회는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제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체육회관 합숙시설 개선방안을 모색한 뒤 이어지는 내년도 제주도예산안 심사에서 예산반영 여부를 집행부와 협의할 계획이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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