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일에 이어 현경대 출마 가능성도 고개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 선출이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당초 사전조율을 통해 합의추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던 도당 위원장 후보에 변정일 전 의원이 이미 출마의사를 밝힌데 이어 최근까지 침묵을 지켰던 현경대 현 의원장도 연임의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선'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흥행'과는 별 상관이 없던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 선거에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면서 과연 도당위원장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16일 도당 운영위원회를 열어 당초 23일로 예정됐던 도대회를 25일로 연기했다. 이는 도의회 정례회가 20일부터 시작돼 13명에 이르는 도의원 참석이 힘들어짐에 따라 도대회를 토요일인 25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도당위원장 후보등록 마감도 19일에서 21일로 이틀 순연됐다.

16일 열린 도당 운영위원회에는 양정규 변정일 전 의원과 김태환 지사, 김영훈 시장 등이 참석해 도당 위원장 선출을 앞둬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도대회가 도의회 일정으로 이틀 연기되면서 한나라당 도당 내부에서 '합의추대'가 아닌 '경선' 가성성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변정일 전 의원이 이미 후보등록 의지를 드러낸데 이어 현경대 위원장 역시 당을 1년 더 이끄는데 마음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변정일 전 의원은 지난 15일 제주의 소리와 통화에서 "(도당위원장을) 맡아 보고자 한다"면서 "아직(양정규 현경대 전 의원과는) 논의는 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레 (윤번제로) 되지 않겠느냐. 조만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차기 위원장에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지금까지 한나라당 도당 위원장은 양정규 현경대 변정일 전 의원이 사전 조율을 거쳐 윤번제로 맡아오고 있어 현경대 현 위원장에 이은 다음 차례는 변 전 의원이 되기 때문이다.

변정일 전 의원은 지난해 4.15총선에서 '탄핵역풍'으로 열린우리당 김재윤 후보에게 꺾인 후 서울에서 법무법인 한별 대표변호사를 맡아 법조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 중앙당 정치발전위원을 맡고 있다.


지난 주중까지만 하더라도 현 위원장은 재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결국 3명의 전직 의원 조율에 따라 특정 의원으로 합의 추대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유력했으나 주말을 거치면서 현경대 위원장의 후보 등록 가능성이 강력히 떠오르고 있다.

현경대 위원장의 한 측근은 "위원장 스스로 후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이제 막 기틀을 다져 놓기 시작한 도당을 물려준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는 것 같았다"면서 여운을 남겼다.

이 측근은 "현 위원장은 지난 1년 동안 여성정치아카데미 운영을 비롯해 총선패배 이후 실의에 빠진 당을 활성화 시키는데 열심히 해 왔기 때문에 보인도 아쉬움이 많은 상태"라면서 경선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 위원장은 지난 주말 평화문제연구소 업무로 일본 출장 중에 있어 직접적인 본인의 뜻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나라당 내에서 현경대 현 위원장의 연임을 적극 주장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으로 현 위원장이 이들의 뜻을 받아들일 경우 158명의 대의원을 상대로 한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설령 현 위원장이 출마의 뜻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경선보다는 사전조율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시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경선으로 위원장을 선출할 경우 대외적인 '흥행'이 보장되고 어떤 의미에서는 당에 활력소를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금까지 합의추대 해 온 관행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꼬리표를 달았다.

이 관계자는 "설령 두 분이 뜻을 밝힌다 하더라도 사전 조율을 통해 한 분으로 합의 추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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