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제주지부, 매년 170명 탈락, 1600명 원치않는 타지역 입학

▲ 전교조 제주지부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 고입제도 개선을 촉구했다.ⓒ제주의소리
30년 넘은 제주지역 고입 정책을 바꾸자는 의제를 전교조가 꺼내들었다.

특히 제주시 동지역 일반계고의 진학을 위해 매년 170명 이상 탈락하고, 1600여명이 다른 지역으로 진학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교조의 고입제도 개혁의 화두는 상당히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11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교육청과 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가칭 '고입제도개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전교조는 "지난 10월 학부모 대상 고입제도와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87%의 학부모가 평준화지역 인문고와 특목고를 희망하고 있었다"며 "평준화지역 인문고 진학비율도 현행 50%에서 60-80%로 확대하자는 의견이 많았고, 내신 중심의 선발방식을 선호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현재 평준화 제도를 바탕으로 한 고입전형은 1979년에 도입해 30년이 지났고, 제주시로의 인구집중과 시대변화를 고려한 제도개선을 검토할 때가 됐다"며 "2010년 기준으로 제주시 동지역 중학생은 5536명이지만 입학정원은 4425명으로 1111명의 학생은 어쩔 수없이 다른 지역으로 진학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다른 지역에서 평준화지역으로 진학하는 학생 500여명을 감안하면 평준화지역 중학생 중 1600여명이 다른 지역으로 진학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평준화 지역 일반고에 진학 가능한 숫자는 제주시 동지역 중3 학생의 절반수준인 2756명"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평준화지역 연합고사를 치르고 탈락하는 학생은 연평균 170여명이고, 평준화지역 인문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기준으로 하면 탈락생의 수는 1660여명으로 전체 5536명의 30%에 달한다"며 "애초 평준화제도 취지는 지나친 고입경쟁과 교육과정운영의 파행을 없애기 위해 실시한 것이지만 제주지역 중학생들은 평준화라는 입시전형이 무색할 정도로 치열한 고입경쟁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제주도 대다수의 중학교에서 고입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단순한 문제풀이식 입시위주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사교육비 측면에서도 제주지역 고입제도는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평준화지역 인문고에 진학하기 어려운 경우 타시도로 일시 전출하였다가 다음 학기에 평준화지역 인문고로 전학을 오는 학생도 많은 실정"이라며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전면적인 고입제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전교조는 "평준화 지역 전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거나 읍면지역 일부를 평준화지역에 포함시켜 평준화 고교를 확대하는 방안이 있다"며 "두 가지 모두를 추진하거나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읍면지역 고교를 통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전교조는 "상대적으로 낙후될 가능성이 있는 전문고를 더욱 특성화해서 성적이 낮은 학생이 가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적성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학교로 탈바꿈시키는 등 전문고 학생들의 사기진작에도 힘써야 한다"며 "서열화되어 있는 서귀포지역 인문고에 대한 평준화 도입도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도교육청이나 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가칭 '고입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운영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 기구에 학부모와 학생, 교원단체, 지역사회단체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각종 여론조사와 토론회 등을 통해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연구용역 등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고입제도 개선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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