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식료품 대신 ‘문화상품’ 파는 제주올레 안내센터로 11일 개점

▲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 제주올레 안내센터인 '서명숙상회'가 11일 문을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상가조합에서 조합 사무실 한쪽 공간을 무상임대로 제공, 올레꾼들의 쉼터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 ⓒ제주의소리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역사와 함께 시장에서 40여 년간 식료품을 팔아 온 ‘서명숙 상회’가 다시 복원(?)돼 화제가 되고 있다.

1990년대 말 폐업한 이후 10여년 만에 다시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 문을 연 서명숙 상회는 예전의 간장.고추장.된장 등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아닌 전세계 올레꾼을 대상으로 문화상품을 보급하는 올레 안내센터로 11일 새 단장 됐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상가조합은 (사)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가 지난 2008년 제주올레 6코스-B로 ‘서귀포매일시장’을 올레코스에 포함시켜 준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최근 상가조합 1층 일부공간을 올레 사무국에 3년간 무상 임대함으로써 11일 올레 안내센터인 ‘서명숙상회’가 문을 열게 됐다.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일으킨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은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어린 시절, 서귀포매일시장에서 컸다. 2남2녀 4남매 중 둘째딸인 자신의 이름을 딴 ‘서명숙 상회’(식료품점) 딸로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시장통에서 자라났다.

▲ 서명숙상회는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의 어머니가 서귀포매일시장에서 운영하던 식료품 가게의 상호다. 어린시절을 이곳 매일올레시장에서 성장한 서 이사장은 상인들의 제안으로 '서명숙상회'를 다시 복원(?)하게 됐다며 "20세기에는 된장.고추장을 팔던 곳이지만, 21세기에는 전세계인들을 상대로 제주의 문화상품을 팔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의소리
▲ '서명숙 상회' 간판이 조그맣게 내걸렸다.  ⓒ제주의소리

그런 그가 제주올레 코스를 개발하면서 ‘올레 여행의 마무리는 재래시장에서’라는 슬로건을 내걸 만큼 삶의 속살을 엿볼 수 있는 재래시장에 특별한 애착을 가졌고, 시장을 찾아오는 올레꾼들이 점점 늘어나자 상인들은 아예 올해 4월 총회를 열어 수십 년 사용해온 ‘서귀포매일시장’의 이름을 ‘서귀포매일올레시장’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상인들은 재래시장의 활로를 찾아준 제주올레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서명숙 상회’를 상가조합 한켠에 마련하자고 먼저 제안했고, 제주올레는 전 세계 올레꾼들을 상대로 21세기 제주올레 문화컨텐츠를 보급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상인들의 성의를 감사히 받은 것이다. 

새롭게 문을 연 올레안내센터 ‘서명숙 상회’ 가게지기는 인근에 거주하는 순수 자원봉사자 서애순 씨가 맡았다. 서명숙 이사장의 친언니다.

서애순 씨는 “누구보다 매일올레시장통을 손바닥 보듯 잘 압니다. 그 옛날 제 어머니가 장사하던 서명숙상회가 다시 문을 열게 돼 기쁩니다”라고 소감을 밝힌 후 “비록 상품은 달라졌지만 올레꾼들이라면 누구라도 편히 쉬어가고 머물러갈 수 있는 인심 후하고 사람냄새 나는 그런 예전의 서명숙상회처럼 잘 운영해 나가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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