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로 인식 전환이 필요

▲ 제주도가 추진하려는 대중교통서비스인 트램. 미국 포틀랜드 트램 정책은 제주에 시사하는 바가 트다. 사진 왼쪽은 경전철(light rail), 오른 쪽은 노면전차(streetcar).
지난 3월 시애틀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오레곤 주의 포틀랜드를 다녀왔다. 년 예산이 4조원이고, 인구 57만 명인 포틀랜드는 미국 도시 중 녹색도시 1위, 안전한 도시 2위, 자전거친화 도시 5위, 청정도시 3위로 어쩌면 제주도가 추구하려는 도정 미션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도시이기도하다. 특히 친환경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의 기본이 되는 트램운영의 모범사례 도시로 자주 소개 되곤 한다.

포틀랜드 랜드마크 중의 하나인 시내 파이어니아 광장에 도착하였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노면전차(streetcar)와 경전철(light rail)이였다. 넓은 의미로 트램(tram)의 일종으로 버스, 트롤리(trolley), 소형탑승 케이블카인 에어리얼 트램(aerial tram)과 함께 포틀랜드의 대중교통의 핵을 이룬다. 1970년 중반에 고속도로 건설에 책정된 예산을 전환하여 경전철 철로를 확장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언덕이 많은 지형적 특성을 살려 케이블카까지도 대중교통 수단으로 확장하였다.

시내 대부분 구간에서는 모든 승객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많은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통체증이 감소하고, 배기가스를 줄이는 긍정적 외부경제효과를 보고 있다. 이러한 포틀랜드의 대중교통서비스의 성공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포틀랜드 시내는 3차선 일방통행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하나는 트램을 위한 길이고 나머지는 버스와 자동차길이다. 환승역에 충분한 주차장시설, 불법 주정차가 없는 높은 수준의 교통문화가 원활한 교통흐름을 도모하고 있다.

둘째, 포틀랜드의 경전철을 포함한 친환경적인 대중교통시스템 도입 건설비의 80%가 연방정부의 보조금으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이다. 부담되는 초기 건설비를 연방정부의 과감한 투자로 오늘날 포틀랜드의 대중교통시스템을 구축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셋째, 시내 대부분 구간에서는 모든 승객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많은 시민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게끔 유도하고 있고, 실지로 80% 이상의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1990년 이후 미국 도시는 평균 자동차 이용율이 10% 늘었지만 포틀랜드는 반대로 6%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렇게 시내구간의 무료 가격정책을 유지함으로 인해 시내중심가의 상권을 활성화하고, 보다 활기찬 도심을 만들고 있다.

넷째, Tri-Max라는 공기업에서 운영관리를 하고 있는데 노면전차를 포함한 경전철 운영비의 22%만이 승객요금수익이고 나머지는 연방, 주, 시정부의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즉 포틀랜드의 대중교통 서비스는 시내 교통체증이 감소하고, 공기오염을 줄이는 긍정적 외부경제 효과를 노리는 공공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중교통서비스를 전적으로 시장기능에 맡겨 공급하게 될 경우 수지가 맞지 않아서 기업이 서비스제공을 기피하거나 제공한다 하더라도 그 서비스량이 사회적으로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하여 적정량의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우군민 도정이 출범하면서 트램도입이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는 시점에 포틀랜드 트램운영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광자원과 친환경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도로서는 트램도입을 지향하는 것은 타당성과 정당성이 분명히 있지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도 있다.

제주도의 트램도입에 수천억의 재정이 필요하다 한다. 포틀랜드의 사례처럼 친환경 도시교통 시범사업의 논리로 상당한 비중의 정부 보조금 확보의 정치력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대선에 출마자들의 공약에 포함될 수 있도록 도민운동도 필요하다. 그리고 트램건설에 도의 제안서 검토, 정부 승인, 설계, 시공까지 7~8년 이상이 걸리는 프로젝트이므로 불필요하거나 시급하지 않은 사업예산을 정리하고, 기금예산을 편성하여 기간배분으로 미리 준비한다면 도의 부담분은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무임승차를 제외한 유효수요가 1일 4만명을 전제로 년간 100억원의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트램도입이 교통체증을 줄이고 공해를 줄여 친환경도시의 완성을 이루려 도입하는 것이라면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 혹은 아주 저렴한 운임으로 이용객수를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트램도입 후 이용객이 많지 않으면 트램 자체가 교통혼잡의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측한 100억원의 운영비는 훨씬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트램도입은 제주도의 대중교통시스템의 대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내버스운영도 완전한 공영시스템으로 포함되어 트램과 상호보완적으로 통합․운영할 수 있어야 대중교통시스템이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른 재정적 지원능력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 김동욱 제주대 교수
결론적으로 제주도가 대중교통서비스를 공공재로 인식하고 포틀랜드 사례에서도 보듯이 운영비의 상당한 부분을 도에서 지원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지속적인 재정적 능력이 있을 때가 트램도입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트램도입으로 교통체증 및 공해 감소, 그리고 관광자원으로서의 외부경제효과와 제주도의 적자 보전 보조금이 트레이드오프가 되는 분기점이 트램도입의 최적기라 할 수 있다.

제주도가 추구하려는 여러 미션 완성을 위해 먼저 포틀랜드와 자매결연을 통해 포틀랜드의 친환경적인 도시정책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도 좋을 듯싶다./김동욱(제주대 교수)  <제주의소리>

<김동욱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