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미술관, 문희중 컬렉션 전 '그렇게 세월은 흘렀다'

▲ 변시지 作, '난무' ⓒ제주의소리

40여년간 제주 화가들의 작품을 모아온 한 컬렉터의 컬렉션 전시가 눈길을 끈다.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이 기획한 문희중 컬렉션 전시 ‘그렇게 세월은 흘렀다’는 미술 시장이 전무한 제주지역으로써는 소중한 발견이다.

서울 태생인 문희중 씨는 지난 1971년 사업차 제주에 내려왔다. 그가 미술품들을 수집하게 된 것은 그의 집안 내력에서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그의 외조부는 서화협회 회원들을 비롯해 심전(心田) 안중식(安中植, 1861~1919),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 1897~1972) 등과 친분이 있었다. 그의 부친 또한 권옥연(權玉淵, 1923~) 등 화가들과 가까이 지냈다고 한다. 부친은 자녀들에게 벽천(碧川) 나상목(羅相沐, 1924~1999),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9~1893),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 1713~1791) 등의 작품을 물려주었다.

문희중의 컬렉션에서 제주관련 화가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된다. 고영우, 김택화, 변시지, 이왈종, 양인옥, 박희만, 문봉선 등이다. 특히 그는 소암 현중화 선생 밑에서 서예를 배우기도 했다.

이번 이중섭미술관 기획전 ‘그렇게 세월은 흘렀다’를 기획한 전은자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가 한 사람의 컬렉터가 제주의 시대적 조건 속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어떻게 실천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컬렉터 개인의 열정이 예술시장의 기반이 되고, 미술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컬렉터의 미술품 선택은 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전시는 특히 개인 컬렉터가 자신의 컬렉션 공개를 꺼려한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평가되고 있다. 문희중 씨가 선뜻 대중들에게 자신의 컬렉션을 공개하여 문화예술을 공공적으로 교감하고자 하는 열린 의식은 많은 이들에게 교감을 주고 있다.

전시는 지난 11일 시작해 오는 12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이중섭미술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관한다.

문의=064-760-3567.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