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사상 최초…25일 도당 대회서 선출

한나라당의 제주도당 위원장 선거가 도당 사상 최초로 경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22일 한나라당 제주도당이 차기 도당위원장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현경대(66) 현 위원장과 변정일(63) 전 의원이 나란히 등록, 오는 25일 오전11시 제주시 하이웨딩프라자에서 열리는 도당 대회에서 도당 최초의 경선으로 위원장을 선출하게 됐다.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도당위원장을 전현직 의원들이 윤번제로 나눠 맡아왔으나 이번 도당 대회에서부터 이같은 관행이 깨지게 됐다.

현경대 위원장과 변정일 전 의원은 이날 30명 이상의 대의원 추천을 받아 도당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서류를 제출했다. 선관위는 두 후보에 대한 기호와 당일 연설 순서를 추첨한다.

도당 위원장 경선은 사전 선거운동 없이 도대회 당일 각 후보자별로 10분의 정견발표 후 투표에 들어가게 된다.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은 당연직 58명, 선임직 100명 등 모두 158명이다.

당초 윤번제로 예상됐던 도당위원장 선거는 지난주초 변정일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데 이어 현경대 현 위원장의 지지자들이 지난 주말부터 그를 추대하기 시작하면서 경선국면으로 긴박하게 전환돼 사전 조율 없이 후보 등록으로 발 빠르게 진행됐다.

합의추대 후 만장일치 박수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됐던 도당위원장 선거가 경선으로 바뀜에 따라 현경대 변정일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될 지 한나라당은 물론 지방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위원장은 내년 5월 지방선거를 이끌 당의 간판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158명의 대의원을 상대로 자웅을 겨루게 될 현경대 위원장과 변정일 전 의원의 대결은 두 인사가 고등학교 동창이나 그동안 제주정치권을 대표했던 주자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마치 떡반 나누듯 윤번제로 도당위원장을 안배해 온 모습에서 탈피해 경선으로 치르게 됨에 따라 도당 안팎에서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당직자는 "이제는 변하지 않고는 국민들의 요구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게 시대적 상황"이라면서 "대통령 후보도 경선으로 선출하는 마당에 도당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반겼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현경대 위원장과 변정일 전 의원이 막판 조율을 통해 단일후보로 추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두 후보가 경선에 맞붙어 한 후보가 낙선할 경우 당내에서 상당한 데미지를 입게 될 뿐만 아니라 타 시도처럼 대의원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두 후보 중 한 후보를 선택한다는 게 부담이라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현경대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국회 5선 출신으로 국회운영위원장과 원내총무, 한나라당 전당대회의장을 지냈으며 현재 평화문제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변정일 전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국회 3선 출신으로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과 국회법사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서울에서 법무법인 한별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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