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춘 교수, "80년대 이후 실질성장률, 전국 밑돌아"

▲ 23일 열린 '선진 제주경제 실현을 위한 전략' 세미나.ⓒ제주의소리
제주경제가 산업 양극화 현상과 경쟁력 약화로 경쟁성장률이 전국과 격차를 보이며 역동성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제주대학교 강기춘 교수(경제학과)는 한국은행 제주본부와 제주발전연구원 공동주최로 23일 크라운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지역경제세미나'에서 '제주경제 지속성장을 위한 산업고도화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에 따르며 제주경제는 1차 3차 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1970년대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해 왔으나 1990년대 들어 우루과이라운드(UR)와 세계무역기구(WTO)출범으로 농업, 특히 감귤 경쟁력이 약화되고 관광산업도 여행자유화와 소득증가로 인한 여가욕구의 변화로 1993년 이후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주경제는 새로운 성장 동인의 발굴이나 관광 등 주력산업에 대한 인프라투자, 관광상품의 고품질화와 차별화 노력을 등한시함으로써 성장률 저하를 초해했다고 지적했다. 

▲ 강기춘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제주의소리
제주경제는 명목가격을 기준으로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비중이 1989년 1.07%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2003년 현재 0.93%로 하락했으며, 불변가격 기준으로도 1.24%에서 0.92%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국대비 제주지역 1인당 GRDP 비율은 1995년 90.2%를 정점으로 점차 하락해 2003년 현재는 8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감귤과 관광에 의존하는 산업의 양극화 현상으로 제주경제는 불안정한 성장을 보여 1986년~2003년 명목가격 기준 GRDP 연평균 증가율은 12.6%로 전국과 같은 수준이나 변동성이 8.15%로 전국보다 1.73%p 높아 불안정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불변가격 기준도 6.23%로 전국보다 0.7%p 낮으나 실질성장률 변동성은 6.42%로 전국보다 1.53%p 높아 불안정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주민들의 물가, 고용, 생산, 자금사정 등 경제상황에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역경제고통지수'도 전국 4위에서 16까지 연도별로 기복이 매우 심하는 등 제주경제의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강 교수는 평가했다.

특히 제주경제는 1990년대 들어 산업의 양극화 현상과 산업경쟁의 약화로 경제성장률이 전국과 격차를 보이며 역동성을 상실, 명목가격으로 계산한 제주GRDP 연평균(1997~2003년) 증가율은 전국보다 0.965%p 낮으며, 불변가격도 1.254%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제주의소리
강 교수는 제주경제의 특징으로 ▲경제규모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되지 않는 규모의 영세성 ▲ 감귤과 관광에 의존하는 산업의 양극화 현상으로 호황과 불황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불안정한 경제성장 ▲산업경쟁력 약화로 전국 경제성장률과 격차를 보이는 저성장성 또는 역동성 상실로 요약했다.

또 한국경제의 최근 특징인 수출호황 내수부진의 양극화도 수출비중이 낮고 서비스업 비중이 큰 제주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1986~2003년 제주와 전국의 실질성장귤과 잠재 성장률을 비교 평가한 결과에서도 전국의 실질성장률(6.7%)은 잠재성장률(6.6%)을 웃돈 반면 제주는 실질성장률(6%)이 잠재성장률(6.2%)에 못 미쳤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제주경제 산업고도화 방안으로 단기적인 대책으로는 각종 경제활성화 방안이 필요하기는 하나 투자의 효율성 분석과 실행 평가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활성화 사업과 대책은 철저히 경제적 논리에 따라야 하며, 사회안정망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 '퍼주기 식' 보다는 재생산이 가능한 생산자복지 사업에 투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장기 방안으로는 제1차 제주도 지역혁신발전 5개년 계획과 제2차 제주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실행정도를 평가하고 투자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해 투자의 효율성을 재고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언어와 교육, 의료서비스 등 생활환경을 개선해 차별화된 국내외 자본을 유치하고, 제주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21세기 제주경제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BT IT산업을, 21세기 제주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21세기 신산업으로 청정산업을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 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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