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주, 제주대병원 선택진료제 도입저지를 위한 제주도민 결의대회

▲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9일 제주대학교 병원 앞에서 '제주대병원 선택진료제 도입저지를 위한 제주도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 병원의 선택진료제 시행을 이틀 앞두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강경 투쟁이 진행됐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본부장 강봉균)은 29일 오후 5시 제주대학교 병원 정문 앞에서 '제주대병원 선택진료제 도입저지를 위한 제주도민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강봉균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선택진료제는 어떤 현안보다 중요한 민생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지사나 국회의원 등 누구하나 나서서 해결하려는 사람이 없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민생현안을 외면하는 처사로 도저히 납득도 이해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국립대병원으로서 공공의료를 실천해야할 제주대병원이 선택진료제를 시행해 서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이 말이되지 않는다"며 "이를 막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투쟁의지를 밝혔다.

▲ 이준섭 제주DPI 회장.ⓒ제주의소리
결의대회에 참가한 이준섭 제주DPI 회장은 "선택진료제 저지와 관련해 도지사 면담을 신청했을 때 앞에서는 선택진료제 반대에 동감한다고 말은 하면서 그에 대한 분명한 의지는 없는 것 같다"며 "우리에게는 허울좋은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고 성토했다.

이 회장은 "제주대병원장과의 면담에서 제주도내 저소득층에 피해 안가게 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속내를 생각해 보면 저소득층은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범위 내에서 진료를 받고 가라는 소리로 우리에게는 선택진료제의 그 '선택권'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제주대병원의 선택진료제 시행 강행방침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많은 도민들이 제주대병원이 선택진료제를 도입하는 지도 모르고 있는 상태"라며 "시설이나 의료진 등 준비도 미흡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적자 운운하며 정부보조 받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의료비를 부담을 가중시키는 선택진료제 도입에 앞장 서야 하냐"며 "진정 도민을 위한다면 의료서비스면에서 전국 최고의 대학병원으로 거듭나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김효정 전국보건의료노조 제주대병원지부장.ⓒ제주의소리
김효정 보건의료노조 제주대병원지부장은 "제주대학병원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이렇게 투쟁해야하는 현실이 가슴아프다"며 "선택진료제를 시행하면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이익이 있겠지만 직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도민이기에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지부장은 "병원측은 선택진료제 시행으로 연 5억원의 수입을 예상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도민들의 의료비가 기존의 3배 가까이 증가한다"며 "내 뱃속 채우려고 남을 착취해서야 되겠냐"고 제주대병원의 선택진료제 시행의 부당성을 밝혔다.

김 지부장은 "선택진료제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해 보니 도민들이 한결같이 선택진료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며 "도민의 진정한 요구를 받아들여 제주대병원은 선택진료제 시행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제주의소리
이날 결의대회에는 도내 시민사회·여성·농민·장애인단체 등이 투쟁에 함께 했다.

이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병원의 수익을 위해, 의사들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제주도민 전체가 희생돼야 하냐"며 "도민들에 대한 홍보도 중단한 채 사회의 여론이 어떠하든 그대로 시행하겠다는 것은 제주대병원의 오만이며 제주도민에 대한 정면도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제주대학교 병원이 공공병원임을 포기하는 행위이며 도민들은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도민의 뜻에 따라 제주대병원 선택진료제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결의대회를 마치고 각 단체 대표들과 제주대병원 김상림 원장을 면담하려고 시도했으나 김상림 원장이 자리에 없어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대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선택진료제 도입저지를 위한 공동 대책위원회는 제주대병원 측이 선택진료제 시행 철회 방침을 밝힐 때까지 천막농성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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