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의 도시읽기] (2) 벤치이야기

▲ 서귀포시 길거리 벤치 ⓒ이승택

길을 걷다보면 주민들이 앉아서 쉬기 위해 또는 길 가는 행인들을 위해 의자를 설치한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곳은 대부분 커다란 나무 옆이며 가로등이 은은하게 비치는 그런 곳입니다.

수많은 세월동안 사람들은 어디가 벤치가 어울리는 곳인지 몸과 마음으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은 사람들이 이제까지 살아왔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흘러가게 되었고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의자는 빈 의자로 남게 되었습니다.

▲ 서울 가회동 벤치 ⓒ이승택

벤치의 역할은 휴식만이 아닙니다. 서울 가회동 어느 미술관 앞에 놓인 벤치는 장소에 잘 어울리면서도 예술적이고 재미있어서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앉아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즐거운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거리 시설물은 이 거리를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매력 있는 거리 풍경 중 하나입니다.  

벤치는 여러 가지 목적으로 만들어집니다. 주민들을 위한 편안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벤치도 있고, 거리를 찾아온 방문객의 기억에 남는 인상적이고 재미있는 벤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소를 잘 이해하고 장소에 어울리는 벤치가 놓여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 이승택 문화도시공동체 쿠키 대표

 
이승택 문화도시공동체 쿠키 대표는 서귀포시 출신으로 제주 오현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계획설계전공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현재 제주대학교 건축학부에 출강하고 있다.

특히 제주시 지역에 문화 인프라가 몰려 있는 데 문제 의식을 갖고 서귀포시에 다양한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06년에는 서귀포시에 갤러리하루를 개관해 40회의 전시를 기획해 왔으며 2009년부터는 문화도시공동체 쿠키를 창립 다양한 문화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공공미술과 구도심 재생 등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 도시를 아름답게 하는데 관심이 있다.

<제주의소리/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