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동균 강정마을회장 "환경수도와 해군기지 이율배반"

세계7대경관 추진 사업이 제주도정에의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2007년도부터 세계 네티즌들이 추천한 452개 후보중에 1, 2차 심사를거쳐 최종적으로 남은 28개 후보에 제주도가 올랐다.

아시아에서는 베트남의 하롱베이, 인도네시아의 코모도 국립공원, 필리핀의 푸에르토 프린세사, 인도의 순다르반스, 대만의 위산등과함께 7대경관에 도전하는 중이고 북동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의 제주도가 유일하다.

이것만으로도 제주도의 가치는 증명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지구별에서 유일하게 한 부분이나 지형이 아닌 섬 자체로 보물임을 입증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가져온 이유가 반드시 제주도의 풍광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제주의 풍광은 다른 세계적 명소에 비해 입을 딱 벌어지게 하는 놀라움을 주는 풍치는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듯하면서도 편안함을 주는 풍광과 함께 그 속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매력적인 섬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문명과 자연이 균형을 이루어 서로 위배되지 않는 모습을 지켜 나갈 때 제주도의 최대가치가 살아난다는 이야기가 된다.

제주는 4.3의 섬이자 비극의 섬이었고 유배의 땅이었다. 삼별초때는 마지막 대몽항전을 위해 쓰여졌고 2차대전때는 미국을 막기 위한 일본의 마지막 방패로서 쓰여졌으며 6.25때는 군사양성시설로 쓰여진 ‘전쟁의 섬’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제주도는 ‘평화의 섬’이다.

고르바쵸프 전 소련 대통령의 방문으로 다녀간 길을 평화로로 지정함을 시작으로 여러번의 정상회담과 국제회의를 유치해낸 제주도는 군비증강일로에 있는 북동아시아의 한 가운데 있는 섬으로 그 완충지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냈다.

‘평화의 섬’이야말로 제주도가 부여받은 시대적, 지정학적 사명이자 역사적 과제인 셈이다. 동아시아를 안정시켜 세계평화에 공헌하는 제주도야 말로 유네스코 지정 자연과학부문   3대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세계7대경관이라는 명예가 없어도 세계인이 함께 누려고 지켜야 할 보배중의 보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또다시 제주도에 군사기지를 세우고 무장시킨다면 제주도는 비극의 섬으로 돌아가는 길 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여야 할 것인가.

세계7대경관 등재 사업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의 명예로운 업적이 될 수 있는 사업이다. 그리고 제주도가 내세운 경관중에 천연기념물 421호인 범섬이 있다. 범섬은 분화구로 형성된 바위섬으로 수중에는 천연기념물 442호인 연산호 군락이 동쪽으로는 문섬까지 서쪽으로는 대포동까지 자생한다. 그 범섬에서 북서쪽으로 2.5km 지점인 강정해안에 해군기지 예정지가 있다.

연산호군락지에 대규모 환경파괴가 예상되는 해군기지사업을 묵인하면서 ‘세계환경수도’,‘세계7대경관’을 추진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며 어불성설이다. 또한 군사시설이라는 특성상 경관을 해치게 되는 것 또한 자명한 일이다. 최첨단 전쟁무기가 드나드는 군항이 제주를 찾는 해외관광객의 눈에 어떻게 보이겠는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제주도는 도민의 것 강정마을은 강정주민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주민들이 나서는데 법원은 주민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것을 확대해석하자면 강정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주민이 주민의 권리로서 마을을 지킬 수 있어야 도민이 도민의 권리로 도를 지키고 국민이 국민의 권리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마을을 가꾸고 지키는 힘이 나아가 나라를 아끼고 지키는 힘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법의 논리를 말하기 이전에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제주의소리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제주도를 세계7대경관으로 등재시키고 싶다면 강정에 건설하려는 해군기지를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우근민 도지사는 이러한 점을 중앙정부에 관철시키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또한 도의회도 진정으로 도민을 대변하고 제주도를 위해서 일하려 한다면 절대보전지역 해제결의를 취소하는 용기를 보여 제주의 미래를 갉아먹을 해군기지사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제주도는 이제껏 항상 중앙정부나 외부세력에 의해 전쟁의 섬이 되어왔다. 하지만 ‘평화의 섬 제주도’는 스스로의 노력 없이는 결코 도달 할 수 없는 목표다.

도정과 도의회, 도민의 힘이 결집하여 ‘평화의 섬’을 실현 할 때 4.3의 비극을 넘어 과거의 상처를 씻고 도민 대통합을 이루며 특별자치도의 완성이 될 것이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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