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육지 두 작가 '섬' 주제 나란히 전시...제주전시 후 서울전시

▲ 고향이 제주인 이수경 작가가 '섬'을 주제로 그린 그림 전시모습.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이수경 작가와는 전혀 다른 그림 스타일로 '섬'을 표현한 오숙진 작가의 작품 전시 모습.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나에겐 이미 무거워져 있는 것들이 전혀 다르게 다가와 충격이었다”

21일부터 제주시 노형동 아트스페이스C에서 ‘두 개의 섬’ 전시를 갖는 이수경 작가는 오숙진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둘은 이번 전시에 같은 주제로 나란히 그림을 건다.

둘은 서울대학교 미술학과 선후배 사이다. 캔버스 안에 자아와 세상을 담고자 하는 데선 닮았지만 삶의 궤적은 판이하다.

▲ 이수경 작가.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이 작가는 제주에서 자라 서울로 향해 갔다 현재는 다시 고향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 작가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 2007년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4년간 머물렀고 최근엔 박수근 미술과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했다.

둘의 궤적이 ‘섬’에서 만났다. 결과만 두자면 전시 제목 같이 ‘두 개의 섬’이 탄생했다.

이 작가의 섬은 ‘타자성과 주체성이 혼재된 공간’이다. 고향을 잠시 떠나있던 시간동안 대도시에 길들여진 눈에 제주의 일상성이 특별하게 들어왔다.

‘관광지이자 낭만적인 의미의 섬이 아닌 현재를 공유하는 보편적 현실을 공유하는 장소’라는 것이 이 작가의 제주다.

때문에 제주의 풍경들이 담겨진 그의 그림 속에서 ‘환상적인 아름다움’은 찾을 수 없다. 아스라하며 눈이 시린 우리가 무심히 흘려버렸던 모습들이다.

반면 오 작가의 제주는 강력한 색채감으로 꾸며진 연극적인 공간이다.

▲ 오숙진 작가.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어떤 풍경을 담기 보단 그가 제주에서 머물렀던 일상적 공간이 연극 무대화 됐다. 오 작가는 아트스페이스C 초청으로 2주간 제주시 중앙로의 40년된 오래된 건물에 머물렀다. 귤 따기를 체험하고 독특한 제주 풍습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에겐 거주했던 공간의 평범함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제주 전시를 마치면 4월 12일부터 21일까지는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브 갤러리’에서 전시를 이어간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안혜경 씨는 “섬과 육지에서 나고 자란 작가들의 경험 그리고 서울과 육지 두 군데서 전시되는 경험들을 공유하게 된다”며 “삶을 둘러싼 수많은 관계 곡선들을 만들어내는 함수를 ‘섬’이라는 미지수로 풀어내보려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문의=제주 아트스페이스C 064-745-3693, 서울 이브갤러리  02-540-5695.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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