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안의 클래식 산책] (2) 사라사테의 집시의노래, 찌고이네르바이젠

  사라사테의 집시의노래,  찌고이네르바이젠 (Zigeunerweisen, Op.20)

 독일어로 <집시의 노래>란 뜻인 이곡은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사라사테(Pablo de sarasate 1844~1908)가 작곡한 대표적인 곡이다.

 스페인의 팜플로나 지방에서 출생하여 어린 나이에 화려하게 뛰어난 기교로 여왕으로부터 ‘스트라디바리우스’란 유명한 바이올린을 하사 받을 정도로 월등하면서도 천재적 음악성을 보인 그는 훗날 작곡한 대부분의 곡이 조국 스페인의 느낌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

 당대 최고의 연주자였던 이탈리아의 파가니니(Nicolo Paganini 1782~1840)와 자주 비교되는데, 사라사테가 의도적으로 파가니니의 곡은 연주를 피했다 전해질 정도로 둘 다 19세기 대표하는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이지만, 연주 스타일이나 삶의 스타일은 확연히 다른 듯하다. 랄로, 생상, 부르흐 등 많은 연주자들이 그에게 곡을 헌정했다.

 세계를 연주로 순회 하면서도 애향심이 커 연주가 없을 때엔 자주 고향을 찾았는데, 특히 여름에 일주일간 열리는 산 페르민 (Festa de San Fermin) 축제에는 거의 매년 참가 했다고 한다. 기차역에 그를 보려 모인 사람들을 위해 바이올린을 켜 화려한 테크닉의 연주로 그들을 축제의 장으로 이끌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찌고이네르바이젠’ 이곡은 집시들 사이에 전하는 무곡 등을 소재로 하여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작곡하였다. 기교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곡이지만 아주 화려할 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 세련되고 집시의 애상과 정열을 담은 곡이다. 사라사테의 생존 중에는 이 곡을 완전히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이곡은 세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제1부는 우울한 성격을 내용으로 하여 변화 무쌍한 기교로 로맨틱하다. 제2부는 노래조이고 무곡이며, 집시의 고유한 애조, 우수가 들어나는 감미로운 부분이다. 제3부는 매우 기교적이어서 빼어나게 기술을 연마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니면 연주해 내지 못하는 부분인데, 극히 쾌활하고 빠른 템포이며 집시들의 자유로운 생활 모습과 열광적인 춤을 묘사하였다

 

 ♣ 음악 에피소드

 지방 출신의 어느 음악가가 오디션(베를린 필 오케스트라)을 받기 위해 베를린에 왔습니다. 바이올린 케이스를 겨드랑이에 끼고 역에서 빠져 나왔으나, 그 젊은이는 혼잡한 대도시의 거리에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어느 노신사를 잡고 물었습니다.

“죄송하지만, 어떻게 해야 가장 빨리 베를린 필에 갈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바이올린을 흘끔 쳐다보고 나서 노신사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연습이야, 젊은이! 베를린 필에 들어가려면 그저 열심히 연습하는 길뿐이야. 연습!”

<출처: 클래식 음악 에피소드, 이재규 엮음>

  ✍  읽고 새기고 

태어날 때부터 전문가인 사람이 어디 있는가.
누구든지 처음은 있는 법.
독수리도 기는 법부터 배우지 않는가.
처음이니까 모르는 것도 많고 실수도 많겠지.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자.
나아감이란 내가 남보다 앞서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데 있는 거니까.
모르는 건 물어보면 되고 실수하면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야.

 - 한비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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