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종 시인ⓒ제주의소리
경계시인으로 유명한 재일제주인 김시종(82) 시인이 일본 문학계의 대표적인 상인 '다카미 준상'을 수상했다.

김 시인은 20일 시를 쓰기 시작한 지 60여년만에 제41회 다카미 준(高見順) 상을 수상했다.

일본의 유명 시인인 다카미 준(1907∼1965)을 기념해서 만든 다카미 준상은 일본 시단을 대표하는 이들에게 주는 권위 있는 상이다.

다카미 준상을 재일한국인에게 준 것도, 일본 시단이 김씨의 시를 평가해서 상을 준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시인은 1929년 함경남도(현재는 북한의 강원도) 원산시 신풍동에서 태어난 김씨는 일제강점기 제주시에서 일본어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1948년 제주 4.3사건에 관련됐고, 다음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김 시인은 1990년대 초반까지 남북한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김 시인은 김일성 우상화와 조총련의 북한 편향을 비난했다고 해서 북한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했고, 군사정권 시절에는 제주 4.3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빨갱이'로 취급당해 입국조차 못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1998년에 김 시인은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와 제주를 찾을 수 있었다. 

일본에서 6권의 시집을 낸 김 시인은 일본인들이 승복하는 몇 안 되는 한국인 중의 한사람이자 일본 예술가 최정상그룹들과 교류하며 한국문화의 두터움과 자존을 보여주는 대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제주MBC는 지난 2007년 '제주MBC 라디오 4.3 특별기획'으로 <재일제주인의 재발견> - 경계(境界)의 시인 김시종 ‘詩를 살다, 在日을 살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집중 조명하기 했다.<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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