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식탁 올랐던 최고 표고버섯, 한라산 곶자왈서 났지요
왕의 식탁 올랐던 최고 표고버섯, 한라산 곶자왈서 났지요
  • 양용진 (-)
  • 승인 2011.01.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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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진의 제주음식이야기] 한라산의 보물 - 표고버섯

  지난 가을 보도에 따르면 제주도에 자생하는 버섯이 약 700여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30~40% 정도는 독버섯으로  분류되는데 그러면 식용 가능한 버섯이 최소 400여종 이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버섯이 자생하고 있다는 것은 버섯이 자라기 좋은 식생환경이 조성되어있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이렇게 버섯이 많다는 것은 자연환경의 먹이사슬이 매우 양호하게 순환구조를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버섯의 균사체들은 곤충이나 나무, 낙엽 등 유기물을 분해해서 흙을 다시 살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화학물질이 많은 상태에서는 버섯이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자연상태의 환경보전상태의 정도를 알아보는 척도로 버섯의 분포를 조사하는 것이다.

  버섯류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이용되어 왔다.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이 식용한 기록이 남아있고 중국인들은 불로장수의 영약으로 알고 식용했으며 특히 진시황의 불로초 가운데 숲에서 채집한 것들의 대부분이 상황, 영지 등 버섯류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사기에 신라 성덕왕 때 이미 버섯을 목균(목재발생균류)과 지상균(임지발생균류)으로 분류해서 재배를 한 기록이 있어 이전부터 버섯을 식용해 온 것으로 추정 해 볼수 있겠으며 세종실록에는 버섯을 식용과 약용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주산지까지 기록하고 있음으로 볼 때 버섯재배기술이 상당한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 물에 충분히 불린버섯은 물기를 충분히 제거하고 요리하는 것이 좋다. 버섯을 불린 물도 버리지 말고 국이나 찌개에 이용하면 천연 조미료 역할을 해서 더 맛있는 음식을 조리할수 있다. ⓒ양용진

  그렇게 다양한 한라산의 버섯 가운데 식용으로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바로 표고버섯일 것이다. 왜냐하면 비교적 짧은기간(6개월)에 식용 가능할 정도로 자라고 군락을 이루면서 자라기 때문에 안정적인 채집이 가능했고 건조방법이 수월하며 또한 건조 상태로 보관이 용이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제주사람들은 ‘초기’라 불렀는데 요즘은 자연 채취보다는 시설 재배하는 곳이 많아서 전국적으로 많이 생산되고 있고 저마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 표고는 예로부터 왕실 진상품으로 인정받을 만큼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며 지금도 타지방의 상품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 되곤 한다.

  결국 버섯의 재배조건이 제주만큼 우수한 곳이 흔치않음이 증명되는 셈이다. 특히 지속적인 수분공급이 필요한 버섯에게 곶자왈이나 습지가 넉넉한 한라산의 생태환경은 바로 지상낙원일 수밖에 없는데 반면 타지방의 산악지형의 지질은 그 기본이 암반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기본적으로 습도가 높은 지역이 드물고 특히 겨울철에는 건조도가 높기 때문에 표고버섯처럼 수분을 많이 함유한 버섯이 자라기에는 매우 불리한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버섯의 특성상 벌레가 많이 꾀이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지대의 오염되지 않은 차가운 공기를 필요로 하는데 타지방의 고지대는 기온이 매우 낮고 습도가 낮아 효모균이 살아가기 힘든 반면 제주에서는 해발 900고지 이상에서도 비교적 영상의 기온과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서서히 자라면서 찰지고 두꺼운 갓을 형성해서 최상의 표고가 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의 표고는 지금도 주로 중산간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연과 유사한 조건하에서 재배되고 있다. 

  현재 재배되어 판매되고 있는 표고는 ‘동고’가 주를 이루는데 봄과 가을 두차례 수확하게 되며 시설재배나 자연재배 두 가지로 생산이 가능하고 연중 생산이 가능해 가격이 저렴하다.  타지방에서 생산되는 표고는 대부분 이 동고이거나 이보다 조금 낮은 등급의 ‘향고’ 또는 ‘향신’ 이 주를 이룬다. 형상은 갓이 반구형으로 말려있으며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을 띄고 있고 향고는 동고보다 갓이 좀 더 핀 것을 말한다. 동고는 부드러운 육질과 은은한 향을 가져 생표고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국물을 내거나 국수나 비빔밥, 전골, 볶음밥 등의 재료로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하다. 

▲ 표고전 : 다른지방에서는 표고버섯의 갓부분에 다진고기를 채워서 전을 부치는데 제주사람들은 계란만 입혀서 전을 부친다. ⓒ양용진

  일반적으로 표고버섯 중에서 최고의 상품은 ‘백화고’라고 부르는데 겨우내 움츠리다 천천히 자라 이른 봄에만 생산된다. 자연재배만 가능하므로 매우 귀하고 가격뿐만 아니라 그 맛과 효능, 모든 면에서 최상의 제품으로 인정 받는다 . 형상은 그 육질이 두꺼우며 갓의 모양이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으며 그 색상은 흰 부분이 많다. 즉 추위를 견딘 버섯이 더 찰지고 상품가치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백화고의 다음 등급은 ‘흑화고’라고 한다. 연중 봄과 가을에 두번 생산되며 이 역시 백화고와 마찬가지로 자연재배만 가능하다. 백화고와 형태는 유사하며 그 색상이 백화고에 비교하여 검은 부분이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백화고와 같이 자라는데 수분함량이 높아지면 흑화고가 된다고 한다. 추운 겨울에는 아무래도 건조한 정도가 높기 때문에 수확시기인 봄에는 백화고가 많이 나오고 습도가 높은 여름에 주로 자라게 되는 가을 표고는 흑화고가 많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흑화고도 상등품에 속하며 쫀듯한 육질과 향이 우수한 제품으로 주로 건조한 상태로 고급스러운 박스에 포장하여 관광 상품으로 판매된다. 

  한라산 표고버섯이 명품으로 인정받는 것은 바로 이 백화고와 흑화고가 많이 생산되기 때문이고 타 지역에서는 이런 표고를 재배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제주사람들은 물론이고 예로부터 표고버섯은 주로 말린 상태로 보관하다가 물에 불려 요리를 하곤 하는데 건표고는 건조과정에서 비타민이 활성화되어 생표고보다 영양이 뛰어나며 그 향 또한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에 이렇게 이용해 온 것이다. 그리고 유통이나 보관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 초기죽 : 항암, 면역력 증강에 가장 좋은 음식재료인 버섯으로 죽을 만들면 환자식으로 가장 바람직하다 하겠다. ⓒ양용진

  그러나 생표고는 갓 채취한 버섯의 신선한 육질과 싱그러운 향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건표고와 달리 불리는 과정 없이 바로 조리할 수 있으며 자체의 수분이 충분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회로 먹거나 소금구이, 또는 양념을 발라 굽는 요리에 좋다.

  표고버섯은 차갑고 건조한곳에 보관 하는 것이 좋다. 생표고를 보관할때는 냉장실에 단기간 저장하고 장기간 저장 시에는 냉동실에 보관하며 필요할 때 약간씩 꺼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실온에서는 습기를 흡수하여 크는 성질이 있는데 습기가 너무 많을 때는 색깔이 변색되고 부패 되기 쉽다.

  표고를 말릴때는 햇빛이 잘드는 곳에서 건조하면 되는데 직사광선을 쐬면서 동시에 바람이 부는날 말리면 잘 마르면서 비타민D 함량이 높아진다.(채썰거나 깎둑썰기하면 빨리 건조된다)

  표고버섯의 일반적인 영양성분은 단백질과 지방질, 당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버섯종류 가운데 목이버섯 다음으로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변비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표고에 들어있는 무기질은 칼슘과 인이 가장 많고 산소 운반역할을 하는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을 생성하는 철분도 다량 포함하고 있어 구루병예방 및 빈혈 치료에 보조 효과가 크다.

  특히 표고버섯에는 에로고스테린이라는 프로비타민이 존재하는데 햇빛의 자외선을 받으면 비타민D로 전환되어 여성의 골다골증 예방과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존연구원 부원장 ⓒ제주의소리
  이밖에도 다양한 비타민류 가운데 비타민B1과 B2는 일반적인 엽채류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고 하며 인터페론(interferon: 항바이러스물질)의 생성 촉진작용에 의해 면역력이 증가되고 항암작용이 우수한 식품이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언제부터인가 다른 지방에서 값싼 표고버섯이 많이 생산되면서 제주에서조차 제주산 표고버섯이 홀대를 받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90년대까지만 해도 관광상품으로 인기가 높았던 제주의 표고버섯이 단순히 가격 경쟁에 밀려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는 현실에 어떻게든 대처해야 할 터인데 일부 재배농가들에게만 그 역할을 맞겨 놓는다면 결국 또하나의 보물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존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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