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정치 학술연구서 '문학, 전위적 저항의 정치성' 발간

   
제주출신 문학비평가인 고명철(40) 광운대 교수가 문학적 상상력이 갖는 정치성을 탐구한 책 ‘문학, 전위적 저항의 정치성’을 펴냈다.

문학과 정치의 관계에 대한 학술연구서인 이 책에서 저자가 ‘재일 제주문학’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고 교수는 지역문학과 민족문학이 국민문학의 경계를 넘어 서 역동적인 시야를 확보하는 데 재일 제주작가들의 문학적 성과가 유의미하다고 본다.

저자가 검토한 재일 제주작가의 작품은 김길호의 ‘이쿠노 아리랑’, 원수일의 ‘이카이노 이야기’, 양석일의 ‘피와 뼈’ 세 개다.

4.3문학을 새로운 시각에서 읽기 위한 사례로 쓰인 ‘이쿠노 아리랑’은 제주 출신 여성인 고을생의 삶에서 새겨진 4.3의 광기를 다룬 작품이다.

고을생은 4.3의 기억을 ‘신들린 무당처럼 계속 이어나’가는데 저자는 “고을생의 이 풀림의 언어가 한국 국적을 지닌 고을생의 삶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을생의 일본 남편의 삶의 상처도 동시에 치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저자는 “아시아의 평화적 가치와 연대, 그리고 분단체제의 새로운 문제의식을 중층적으로 포개어 읽게” 한다고 평했다.

양석일의 ‘피와 뼈’는 김준평이라는 개성이 두드러진 인물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야생 맹수’와도 같은 폭력성을 드러내는 추악한 아버지로 그려지고 있다.

저자는 김준평을 “일본제국주의 파시즘체제의 내적 논리가 용해되어 있는 인물”로 읽고 있다. 거꾸로 김준평의 폭력을 통해 파시즘체제의 내적 논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

고 교수는 “식민의 주요한 파시즘체제의 내적 논리를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는 양석일의 문학적 성과야말로 지역문학과 민족문학에서 새롭게 껴안아야 할 문학적 자산”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저자는 이들 작품을 검토하면서 “제주는 평화의 섬으로서 특별자치도의 고유한 위상을 지니고 있는만큼 배타적 민족주의와 협소한 지역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일체의 식민주의를 부정하는 반식민주의 평화적 가치를 추구하는 ‘지역문학’의 원대한 꿈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반식민주의적 저항의 정치성, 2부 비평적 전위와 비평의 정치성, 3부 유신체제를 넘어서는 근대적 기획들, 4부 한국문학의 디아스포라’들’, 그 정치성이다.

지은이 고명철은 1970년 제주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월간문학’ 평론부문 신인상에 당선돼 문학평론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성균문학상, 2005년 고석규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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