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 떠나는 까마귀들이 인사를 왔습니다
먼길 떠나는 까마귀들이 인사를 왔습니다
  • 오성스님 (.)
  • 승인 2011.02.16 10: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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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스님의 편지] 인연을 감사하며 떠나보냅니다

▲ 먼 길 떠납니다.  ⓒ제주의소리 / 사진=오성스님

먼 길 떠나는
까마귀들이 인사를 왔습니다.
백년 만에 폭설이라는 지난겨울
그 시련의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그래봐야 지척에서도 꺼리지 않는
체온 감을 나눴을 뿐입니다.

수백 킬로를 날아 시베리아로 가야 한다는데
대장 놈은
많은 식구를 거느린 탓에
애를 참 많이도 써서
힘에 부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 이별은 언제나 어려운 일입니다.   ⓒ제주의소리 / 사진=오성스님

이제 익숙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가슴 한편이 짠한 것이
작은 정도 무게가 느껴지는 산간의 인연이가 봅니다.
몇 생을 두고 나눠온 인사이거늘
이별은 언제나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기에
지금의 만남 하나하나가 소중합니다.
별다른 뜻 없이
내 눈 길 받아준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 저들이 떠난 자리엔…  ⓒ제주의소리 / 사진=오성스님

저들이 떠난 자리엔
또 다른 인연이 들어서겠지만
다시 올 수 없는 그 시간을
나와 함께 하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인연을 감사하며 떠나보냅니다.
지금 이 순간, 다가올 인연을 감사하며 맞이합니다.
 

<제주의 소리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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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임경 2011-02-17 11:29:24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갈까마귀는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벌써 아는 모양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제갈길을 모르니 참 답답 합니다.
작은 글귀에 큰 진리의 말씁이 있듯이 우메한 우리들도 새봄이 빨리 준비를 시작 합시다,
211.***.***.41

곰탕집 딸 2011-02-16 11:17:22
만남과 헤어짐이 다 아름다운 풍경이로군요.
삶의 여정에 지치고 힘들었는데 휑하니 비어있는 나뭇가지들 보며
싹 트고, 초록으로 무성해져 큰 그늘을 제공해 줄 것을 생각하니
불끈 힘이 솟는 듯 합니다.
행복을 부르는 님의 감사에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십시오.
1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