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스님의 편지] 인연을 감사하며 떠나보냅니다
먼 길 떠나는
까마귀들이 인사를 왔습니다.
백년 만에 폭설이라는 지난겨울
그 시련의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그래봐야 지척에서도 꺼리지 않는
체온 감을 나눴을 뿐입니다.
수백 킬로를 날아 시베리아로 가야 한다는데
대장 놈은
많은 식구를 거느린 탓에
애를 참 많이도 써서
힘에 부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익숙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가슴 한편이 짠한 것이
작은 정도 무게가 느껴지는 산간의 인연이가 봅니다.
몇 생을 두고 나눠온 인사이거늘
이별은 언제나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기에
지금의 만남 하나하나가 소중합니다.
별다른 뜻 없이
내 눈 길 받아준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저들이 떠난 자리엔
또 다른 인연이 들어서겠지만
다시 올 수 없는 그 시간을
나와 함께 하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인연을 감사하며 떠나보냅니다.
지금 이 순간, 다가올 인연을 감사하며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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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는지 벌써 아는 모양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제갈길을 모르니 참 답답 합니다.
작은 글귀에 큰 진리의 말씁이 있듯이 우메한 우리들도 새봄이 빨리 준비를 시작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