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35분께 행정대집행 실시…91일 천막농성 15분만에 끝나

제주시가 전격 제주도청 앞에서 노사갈등 해결을 촉구하며 91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 농성장을 철거했다.

제주시는 21일 오전 9시35분께 조용보 건설과장이 '행정대집행' 명령서를 읽자 마자 곧바로 강제철거에 들어갔다.

▲ 이날 오전 9시35분께 행정집행을 알리고 있는 제주시 공무원들 ⓒ제주의소리
제주시는 이날 공무원과 경찰 등 500여명을 동원, 20여명의 조합원들을 밀어붙이며 행정대집행을 집행했다.

제주시는 당초 오후 2시에 천막을 철거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습적으로 오전 9시30분에 미리 공무원을 동원, 행정대집행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연막전술'을 편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부 조합원들이 강제철거를 막기 위해 제주시 공무원들과 간헐적인 몸싸움을 벌였지만 중과부적이었다. 제주시는 경찰의 방어막 속에 불과 15분만에 91일 동안 농성장소로 쓰였던 천막을 완전히 철거했다.

▲ 21일 오전 제주도청앞 민노총 천막농성장에 대한 강제철거 행정집행이 이뤄졌다. 민노총 조합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철거집행 시작 10여분 만에 천막은 완전히 철거됐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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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천막을 철거당하자 도청으로 진입하려 했지만 제지당했고, 곧바로 우근민 도정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주노총은 "노사갈등 해결을 위해 대화를 진행하던 중에 폭력적인 강제철거에 돌입했다"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우근민 지사를 도민의 지사로 인정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고대언 본부장은 "3개월 동안 우근민 도정은 노동현안 해결에 무능력을 보여 왔다"며 "결국은 폭력으로 짓밟아 이명박 정부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성토했다.

▲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민노총 조합원들이 도청으로 들어가려 하자 청원경찰들이 출입을 제지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고 본부장은 "우근민 지사는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노동자를 조직해 가열찬 투쟁을 도민과 함께 전개해 우 지사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천막을 강제철거 당한 민주노총은 이날부터 풍찬 노숙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 도청앞에서 농성천막 기습철거에 항의하는 민노총 고대언 본부장과 조합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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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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