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업 녹색일꾼]③(주)도암엔지니어링 오관준 대표이사배움 멈추지 않는 진정한 장인…성공비결은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

세계 첫 ‘올인원’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실증단지를 구축 중인 제주도를 국가 미래성장동력산업인 스마트그리드 선도지역으로 육성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그리드산업은 제주실증단지사업을 필두로 제주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녹색산업’임이 분명하다. 2012년 이후로 예상되는 정부의 스마트그리드 거점지구 최종 선정에서 제주도가 거점지구를 반드시 유치해야만 하는 이유다. <제주의소리>는 ‘2011년 경제기획-녹색기업, 녹색일꾼’을 통해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사업의 국가프로젝트와 자체사업에 참여, 또는 거점지구 유치를 위한 주춧돌이 되고 있는 도내 기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방직공장 보조전기기사로 시작해 전기 분야에서만 오직 30여 년간 한 우물을 파온 성실한 제주 기업인이 있다.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인 (주)도암엔지니어링의 오관준(51) 대표이사다.

오 대표는 (주)도암엔지니어링을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및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등 꾸준한 도전을 이끌고 있다. 이런 도전은 제주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으로까지 이어져 스마트플레이스 분야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SK컨소시엄의 일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산하기관들로부터 인증 받아온 에너지절약전문기업, 생산성 경영체제(PMS) 인증,  경영혁신형 중소기업(MAIN-BIZ),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유망중소기업, 특허스타기업, 고용우수기업 등 무수한 이력들은 (주)도암의 대외 공신력을 잘 대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 4개 부처가 공동수여한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BEST-HRD)에도 선정돼 오 대표의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이 빛을 발하기도 했다.

▲ (주)도암엔지니어링 오관준 대표이사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제주 성산읍 수산리가 고향인 오 대표는 가난한 농가의 4남4녀 중 셋째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 호롱불이 전기로 바뀌는 것을 보며 ‘대한민국 최고의 전기분야 전문가’가 되겠다고 결심하면서 이미 CEO를 꿈꿨다. 중학교 졸업 후 한림공업고등학교에 들어가 고3때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야간대학 시절에는 방직공장의 보조 전기기사로, 대학 졸업 후에는 전기공사 전문업체를 거쳐 1985년 한국전기안전공사에 공채로 입사해 13년간 근무했다.

그러나 늘 또 다른 도전을 꿈꿨던 그는 ‘안전한 평생직장을 왜 그만 두냐’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1998년 10월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섰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전기공사 전문업체인 (주)도암전기를 창업했다. 37살 때 일이다.

그러나 창업한지 6개월 만에 돈을 전부 날렸다. 수금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3~4년간은 일해주고도 돈을 못 받는 일이 허다했고,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없어 은행을 수없이 들락거렸다. 그 때부터 그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상에 매달렸다. 고민 끝에 건축과 토목을 연계해 설계와 감리를 추가하고, 조경기계까지 도맡아하는 종합전기업체로 탈바꿈시켰다. 그 결과, 대형 건축도로공사, 단지개발 발전소 건설사업, 풍력발전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 현재 직원 136명에 연간 매출액 100억원을 바라보는 내실 있는 중소기업으로 발전시켰다.

오 대표의 의지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및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전문기업을 취득했고 오랜 공부와 연구 끝에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용한 전동기 기동 제어장치’ 특허와 ‘패드 변압기 부하측회로 디지털 제어방식’ 실용신안도 획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회사의 주력분야인 ESCO사업을 기반으로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에 뛰어들어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그는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두고 “전 세계가 가야할 제2의 에너지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오 대표는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도내 기업들과 지방정부에 대해 ‘과제’도 제시했다. 우선 도내 기업들엔 “대기업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지만 과연 제주기업들이 그 속에서 갖는 위치와 비중이 극히 미미하다”며 “기술개발과 연구에 더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도정을 향해서도 “산업기반 인프라도, 인력자원도 빈약한 제주에서 첨단 고부가가치 IT사업을 끌어가기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매우 어려운 조건”이라며 “행정에서 제주기업들이 연구개발 분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등 행정적 지원에 발 벗고 나서줘야 한다”면서 현재 추진 중인 ‘카이스트 연구단지’ 제주유치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주)도암의 리더 오관준 대표이사를 <제주의소리>가 만났다.

▲ 오 대표의 전화는 인터뷰를 나누는 내내 쉴 틈 없이 울려댔다. 바쁜 그의 일상을 말해주고 있었는데, 오 대표 왈, "한가한 것 보다 바쁜 것이 훨씬 낳습니다"란다.  오관준 (주)도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다음은 오관준 대표이사와의 인터뷰 요지.

- 오 대표님, 반갑습니다. 워낙 바쁘셔서 스케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럼 우선 (주)도암엔지니어링이 어떤 회사인지 도민과 독자들께 소개를 먼저 부탁드립니다.

= 예 반갑습니다. 그리고 늦게 인사드리게 돼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저희 (주)도암엔지니어링은 1998년10월19일 문을 열었습니다. 올해로 창립 13년째를 맞고 있는 전기전문종합기업입니다. 처음 창립 당시는 (주)도암전기였고, 2000년에 와서 (주)도암엔지니어링으로 법인명을 변경하면서 전기공사 외에도 도시계획 설계, 신공법 신기술 개발, 통신소방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소프트웨어사업이나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에스코(ESCO) 즉, 에너지절약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를 기반으로 국가과제인 제주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사업에서 스마트플레이스 사업자로 선정된 SK컨소시엄의 일원으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 (주)도암을 에스코(ESCO) 전문기업이라고 소개하셨는데. 에스코 기업이라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말하는 겁니까?

= 에스코(ESCO, Energy Saving Company)는 병원이나 학교, 빌딩, 산업시설 등에 태양광 설비, 열병합 발전기, 절전형 전구 등 에너지 절약시설을 설치해 준 뒤 여기서 발생하는 에너지 절감액으로 투자비와 이윤을 회수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전기와 기계 쪽 설계 노하우를 통해 최근 국가적 이슈가 되고 있는 에너지 효율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조명시설이나 냉난방시설을 에너지 고효율 기자재로 교체하는 것인데, 저희가 먼저 교체비용을 선투자하고 그로인해 절감되는 에너지 비용을 일정한 기간 동안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사업자도 건물 소유주체도 모두 이득이 되는 에너지고효율 사업이죠.

- 서울에도 사무소가 있죠? 제주도내 민간 기업중 인력이나 매출 규모가 크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현재 고용인력과 연매출은 얼마나 됩니까.
 
= 글쎄요. 저흰 아직 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물으시니 답하겠습니다. 직원수는 현재 136명입니다. 제주출신이 약 80% 이상이고요, 일부 다른 지역 출신들도 있습니다. 서울에는 금천구 가산디지털벨리 3단지에 사무소를 두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다보니 현지 출신들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제주출신들이 저희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연매출은 최근 2~3년 간 약 100억원 가까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최근 도내 기업들 중에서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들이 있던데 (주)도암도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까?

= 아직은 아닙니다. 코스닥 상장은 외부자금을 일으킬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리스크도 있습니다. 우선 회사의 기초를 탄탄히 다져놓는 것이 순서일것 같습니다. 웬만한 리스크에는 흔들리지 않을 정도가 됐을 때 고민할 문제입니다. 그래야 투자자에게도 이익률을 보장해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오관준 (주)도암엔지니어링 대표는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이 돋보였다. 믿음과 신뢰를 바탕에다 둔 그의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이 도암의 성장을 이끌고 있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그렇군요. 아까 사무실로 들어오다 보니까 사훈이 걸려있던 것 같은데, 사훈이 있으면 소개해주시죠.

= 그건 저희 장인께서 써주신 사훈인데요. 도암 가족훈(訓)이라고 해서 평소 제가 강조해온, 사원들과 공유해야 할 가치를 담은 사훈입니다.
내용은 우선 ‘믿음과 신의가 있는 사람’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이 세 가지입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주어진 자리에서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 그 조직은 반드시 성공한다고 확신합니다.

- 학구파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어디서 들으니까 ‘배우는 시간이 제일 달콤한 휴식시간’이라고 하셨더군요.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카이스트 경영대학원도 다니실 정도로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때문인지 지난 2009년 9월엔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 상도 수상하셨던데?

한림공고에서 처음 전기를 공부했고 천안에서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만, 제주에서도 탐라대학교 토목공학과 야간학부를 졸업한 후 여러 대학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세 번 이수했습니다. 그냥 배우는 시간이 달콤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려서 가난했기 때문에 저 뿐만 아니라 저와 비슷한 환경과 그 세대 사람들이라면 누구랄 것 없이 지금도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가득할 겁니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일이 좋은 인력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훌륭한 기능인을 배출해 내려면 교육시스템부터 개선돼야 합니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기술만 배우다보니 사회에서 부딪히며 터득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힘들었습니다. 법과 경영, 경제, 사회에 대한 이해 없이는 기능인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만큼 기술 교육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친 교육도 강화해야 됩니다. 배움이 좋고 또 필요해서 해온 것이죠. 그러다보니 10년 이상 산업체 근무경력이 있는 전문 기능인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1명씩 선정 포상하는 ‘이 달의 기능한국인’에 2009년 9월 전국에서 33번째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 그렇군요. 자 그럼 스마트그리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세계가 스마트그리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역시 제주를 세계적인 스마트그리드 선도지역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그리드, 어떤 산업입니까?

= 똑똑한 전기에너지라고 할 수 있겠죠. 스마트그리드는 고갈될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제2의 에너지 혁명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환경과 에너지 측면에서 전 세계가 앞으로는 스마트그리드 안에서 서로 소통하고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경쟁은 시작됐습니다. 가정에서도 일방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에너지를 사고 팔수 있는 시대가 바로 스마트그리드 시대입니다. 

- 현재 스마트그리드제주실증단지 사업에 참여하고 계신데?

= 예. 저희는 스마트 플레이스 분야에서는 사업자로 선정된 SK텔레콤 컨소시엄에 KCTV제주방송, 섬엔지니어링, 진우소프트이노베이션 등 도내 IT기업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주로 실증가구에 대해 태양광 발전설비를 시공해주고 있습니다.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과 관련해 또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화, 특히 신재생에너지 등 에스코 사업 쪽에 더욱 주력할 생각입니다.

- 정부가 2012년 이후 최종 선정하게 될 스마트그리드 거점지구와 관련, 제주도가 거점지구를 유치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전 반드시 된다고 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미 실증단지가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상당한 인프라를 이미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전기자동차 분야만 하더라도 충전소 시설 등 도내 전체에 상당한 인프라를 깔아놓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그런 판단할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긴장을 늦춰선 안 되겠죠.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인데, 제주도정에서도 매년 민간에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하는 등 지속적인 의지를 보인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정치적 약세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실증단지 유치해온 것만 보더라도 스마트그리드에 관한한 유리한 고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외국에선 한국 스마트그리드의 대표도시로 제주를 주저 없이 떠올리고 있습니다. 다만 말씀드린 것처럼 안주하지 말고 기업과 행정이 함께 노력한다면 거점지구 유치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 장시간 말씀 감사드리면서 도내 스마트그리드 기업, IT기업들에게 당부 말씀이 있다면 전해주시죠.

= 제주도 기업들이 열악한 것은 맞습니다만,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도나 언론에서 관심이 이렇게 많은데 기업들도 기술 연구개발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연구개발 투자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스마트그리드 관련기업과 IT기업들이 서로 상생하면서 함께 성장을 도모해야 합니다. 각각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한다면 제주에만 안주하지 않고 전국시장과 세계시장을 향해 함께 동반 진출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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