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제주도추진본부(본부장 이종우·전 남군의회 의장)는 26일 오후6시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발기인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진본부 발대식을 갖고 낡은 정치 청산과 분단 수구세력 척결을 통한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을 선언했다.

중앙당에서 정동영 의원이 함께 한 이날 발대식에서 이종우 본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한라산의 구상나무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동안 그 자태를 뽐낸다"면서 "열린 우리당도 역사와 함께 가는 정당, 그리고 열린 우리당에 대한 선택이 자랑스런 역사가 될 수 있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본부장은 앞으로 지구당 창당과 도지부 결성에 이르기까지 관리자 역할을 해 나갈 것"전제, "내 개인적으로 정치적 야심이 전혀 없으며, 내년 총선에 결코 출마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세간의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차단했다.

격려사에 나선 정동영 의원은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최초로 당원과 국민의 가슴 밑바닥에 있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통쾌한 감정을 갖고 있다"며 "열린 우리당은 앞으로도 당원과 국민이 가슴속으로 말하는 정치를 열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 국회의원 공천은 JP나 YS,DJ, 그리고 이회창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마법의 방망이'에 의해 좌지우지돼 왔다"면서 "열린 우리당의 창당은 일인 보스의 주머니 속에 있는 공천권을 꺼내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며 국민공천권을 열린 우리당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정 의원은 이어 "민주당과 끝내 결렬할 수밖에 없었던 사태의 본질은 기득권을 해체하고 상향식 민주주의를 관철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기득권의 포기는 제주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열린 우리당에 민주당의 현역의원과 지구당위원장이 참여하지 못해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나 백화점에 '묵은 상품'만 진열돼 있다면 고객들은 손이 안 갈 것이나 새로운 상품에 대해서는 고객들이 구매할 것이며 이는 결국 도민의 이익에도 부합된다"며 새로운 인물의 정치진출을 적극 지지했다.

그는 또 "국민들은 지금의 정치판을 갈아엎고, 바꾸고, 뒤집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분노와 욕구는 우리당의 근거로 내년 총선에서 제주부터 휩쓸기 시작한다면 우리당은 제1당으로 한국정치의 주도세력으로 일어설 것이 확실하다"고 역설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 분당에 대해 "민주당은 현상을 유지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데 반해 우리당은 낡은 정치를 깨고 새 정치를 하겠다는 데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며 "열린 우리당은 민주화의 정신과 50년 냉전구조를 깨는 햇볕정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추진본부 발기인은 이날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 정치를 지배해 왔던 낡은 정치를 척결하고, 분단 수구세력을 정치무대에서 완전히 퇴출시켜 협력과 평화의 시대, 통일국가시대를 여는 참여정치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동서로 나뉜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의 역동적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고, 계층간 세대간 갈등을 해소해 신명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지역주의 타파와 평화·통일의 정치를 실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일인 보스에 의한 밀실 과두정치를 타파하고 불법적 정치자금 조성 관행을 근절해, 당원의 당비납부를 기반으로 선거공영제 확대 등을 통해 재정의 투명성을 확립하고, 당원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수렴되고 모든 의사가 상향식으로 결정되는 시스템을 확립해 나갈 것"이라며 새로운 정치 틀을 밝혔다.

이들은 "역사상 어떤 개혁도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 없어 성공할 수 없다"며 "제주도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위해 지역의 신망 있고 유능한 인재들을 적극 등용해 지역주민의 참다운 대변자로 키워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열린우리당 발대식에는 정계에서 이종우 전 남제주군의회 의장, 오만식·박희수 전 제주도의원, 안창남·김인규 제주시의원, 송동일·오충진 서귀포시의원, 양행구·오영삼 남제주군의원 등 북제주군의원을 제외한 전현직 광역·기초의회 의원이 발기인으로 참가했으며, 윤춘광 전 민주당 중앙대의원, 김용균 개혁국민정당 제주 추진위원장, 현길호 개혁국민정당 북제주군 추진위원장도 함께 했다.

또 이상이 교수(제주대), 정구철·김재윤 교수(탐라대)와 강창재 변호사, 김용철 회계사, 안재홍 목사(만남의 교회), 오영순 민요패 소리왓 대표, 강금중 시인, 무용가인 김희숙씨, 한의사인 조영미·전병훈씨, 그리고 장은식 치과의원원장도 동참했다.

사회단체에서는 박성룡씨(전 민주쟁취 국민운동 제주본부 총무국장), 홍명환씨(89년도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문승준씨(전 제주민주청년회 회장), 고현수씨(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기획국장), 김정조씨(전 제주노사모 대표일꾼), 한승훈씨(제주참여환경연대 환경길라잡이)가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계에서는 김형규 제주오일장 대표(전 제주지구 JC 회장)를 비롯해 신현준씨(섬네트웍스 대표), 김세지씨(세지건축사무소 소장), 허정씨(제주홈페이지 대표), 강용원씨(모리스가구산업 대표), 나길상씨(호남새마을금고 이사)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