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의결은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가
취소의결은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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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은 공사를 중단하고 도지사는 직권취소해야

  도의회는 어제 ‘서귀포시 강정동 해안변 절대보전지역 변경동의(이하 동의라고만 한다)에 대한 취소의결을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도의원들은 취소의결은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통일된 의견이라며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필자는 취소의결은 법적인 효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필자는 법조계의 일원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도의원들이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취소의결로 인해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 그 자체가 당연히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취소의결로 인해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은 위법하게 되었으므로 해군은 공사를 중단해야 하고 도지사는 직권취소를 해야 할 의무를 발생시키는 법적인 효력이 있다.

  취소의 법리에 의하면 취소의결로 동의는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한다. 즉 동의는 처음부터 효력이 없는 것으로 된다. 따라서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은 2009년 12월 23일 고시 당시 이미 유효한 동의가 없는 것이 되어 제주특별자치도법을 위반한 위법한 처분이 되어 버렸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해군은 고시된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을 신뢰하여 이미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신뢰보호의 차원에서 취소의결은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일견 타당해 보이는 반론이다.

  그러나 수익자가 처분의 위법성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그 위법성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신뢰이익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치된 견해이다. 따라서 해군이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의 위법성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그 위법성을 알지 못했다면 신뢰이익을 주장할 수 없고 취소의결은 법적인 효력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돌이켜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이 이루어질 당시를 보면, 권위 있는 법률가 집단인 제주지방변호사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절대보전지역해제가 위법한 처분임을 주장하였다. 또한 멸종위기야생동물인 붉은발 말똥게가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발견되어 생태계 보호차원에서 오히려 절대보전지역을 강화해야 했다. 나아가 도의회는 날치기 의결로 동의하였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여 볼 때 해군은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 당시 그 위법성을 알았거나 최소한 중대한 과실로 그 위법성을 알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취소의결은 법적인 효력이 있다.

  취소의 법리 외에 자백의 구속력 법리의 취지에 비추어 보아도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은 적법한 동의가 없어 위법하다. 자백의 구속력이란 소송 당사자의 일방이 다투고 있는 어떤 사실에 대해 자백하고 상대방 당사자가 그 자백한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 법원은 그 자백사실과 다르게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말한다.

  해군기지 관련 소송의 쟁점 중 하나가 동의의 위법성 여부다. 원고는 동의가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는 동의는 하자가 없으므로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동의의 주체인 도의회가 이번에 취소의결을 함으로써 동의가 하자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사실상 자백을 하였다. 그럼에도 동의를 적법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 물론 이 사안은 자백의 구속력 법리가 직접 적용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동의는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상식에 비추어 봐도 동의는 위법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옳다. 예컨대 甲과 乙이 서로 丙이 잘못했는지 여부를 두고 다투고 있는데 丙이 나타나 “사실은 내가 잘못한 거야”라고 고백을 했다고 치자. 그럼에도 丙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일인가. 법은 상식이다. 상식을 벗어난 법 논리는 궤변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취소의결로 인해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은 유효하거나 적법한 동의가 없게 되어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법리적으로도 타당하고 상식에도 부합한다.

  이처럼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이 위법하다고 본다면 그럼에도 해군이 공사를 강행하는 것 역시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즉 해군의 공사강행은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로 강정주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조치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해군은 공사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또한 도지사와 도의회는 한 목소리로 해군에 대해 즉각적인 공사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그것은 헌법을 수호하고 도민의 기본권을 지켜야 하는 도지사와 도의회의 당연한 본분이다.

  만일 그럼에도 해군이 공사를 계속 강행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때는 도지사가 절대보전지역변경처분을 직권취소해야 한다. 법을 준수해야 하는 도지사가 불법적인 상태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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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2

삼봉과 다산 2011-03-17 01:10:21
역시 논리가 탁월 하십니다.
1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