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안의 클래식 산책] 게타노 도니제티(1797~1848) 남몰래 흐르는 눈물

Gaetano Donizetti(1797~1848) Una frutiva lagrima(남몰래 흐르는 눈물)

도니제티는 베르가모의 음악학교와 볼로냐의 음악원에서 공부하였으나, 그를 법률가로 키우려던 부친과의 불화로 군에 입대하여 1818년 군인 신분으로 발표한 <볼로냐의 엔리코>가 호평을 받아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도니제티는 생애에 67곡에 이르는 가극 외에, 다수의 성악곡, 기악곡을 작곡했는데, 그는 주로 가극 분야에 걸작을 남겼다. 코믹한 오페라 부파 <사랑의 묘약>과 <연대(聯隊)의 아가씨><돈 파스콸레>, 정가극 오페라 세리아<루크레치아 보르지아><람메르무어의 루치아>등이 유명하다. 그의 초기 가극 작품은 볼로냐 음악원 선배인 로시니의 영향을 받았다.

도니제티를 비롯 벨리니와 롯시니 세 사람은 베르디에 앞선 전 세기의 3대 거장인데, 소위 벨칸토(Bel Canto) 오페라 작곡의 대표적인 작곡가들로 손꼽힌다.

‘사랑의 묘약’은 도니제티가 36세 때에 단 2주만에 완성한 것으로 그의 41번째 작품이다. 초연은 1832년 5월 12일 밀라노의 카노비아나(Canobbiana)극장에서였다.

네모리노는 별로 넉넉지 않은 시골 청년이지만 대지주의 딸 아디나를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공부를 못한 그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동네 처녀들에게 읽어주는 아디나에게  도저히 상대가 안 된다고 한숨만 쉬고 있을 뿐.  이런 때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사랑의 묘약’이나 있었으면 하고 망상하고 있을 때  엉터리 장돌뱅이 약장수 둘까마라가 나타난다.

   
한편, 군인인 벨꼬레 상사도 그녀에게 청혼한다. 하는 수 없이 네모리노는 약 장수의 꼬임에 빠져 '사랑의 묘약(실은 포도주)'을 사기 위해 군대에 들어갈 결심을 한다. 군에 입대하면 보상금을 준다는 상사의 말에 입대 약속을 하고 돈을 받아 그 묘약을 사 먹는다.

 그때, 네모리노의 삼촌이 죽어 막대한 유산이 조카인 네모리노 몫이 되었다는 소문이 마을에 돈다. 우연히 앞을 지나가는 그를 보고 갑자기 마을 처녀들이 접근하여 아양을 떨기 시작한다. 아직 소식을 모르는 네모리노는 이 모든 변화가 묘약의 신통한 약효 때문이라고 좋아한다.

그 모습을 본 아디나는 불안해져 약장수 둘카마라와 의논한다. 네모리노가 사랑의 묘약(사실 포도주)을 산 일, 그 약을 살 돈을 마련하려고 벨코레 중사에게 입대까지 계약한 사실 등을 비로소 알게 된 아디나는, 네모리노가 자기를 그토록 사랑하고 있었구나 하고 감동하며 눈물 짓는다. 약삭빠른 둘카마라는 그녀에게도 약을 팔려고 하지만 아디나는 자기 힘으로 그를 차지해 보겠다고 거절한다.

숨어서 그 장면을 내다보고 있던 네모리노는 감동하여 끝내 그녀도 자기를 사랑해 주었다며  '남몰래 흐르는/흘리는 눈물(Una frutiva lagrima)'을 노래한다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그대의 눈에서 보았네

여인들과 웃는 나를 보고
질투한 당신, 날 사랑해, 날 사랑함일세!
내 무엇을 더 바라리요

그대 심장의 요동이
내 귀를 크게 울릴 때
그대 애증의 한숨은
내 한숨과 섞이어 하나가 됐네

하늘이시여,
제 목숨 이제 거두어도
따르겠나이다
그게 사랑 때문이면
더 유순히 따르겠나이다

♣ 읽고 새기고 ~

탐험가 존 고다드는 15살이던 어느 날 에베레스트 등정, 남태평양 횡단, 세계일주,달 탐험 같은 127개의 목표를 글로 적었습니다.

127개의 ‘나의 인생 목표’를 작성한지 40년 만에 1980년, 우주 비행사가 되어 달에 감으로써 존 고다드는 127개의 꿈을 다 이루었습니다.

그가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말합니다.

"꿈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목표를 세우고, 그 꿈을 향해 모든 것을 집중하는 거야. 그렇게 하면 단지 희망사항이었던 것이 ‘꿈의 목록’으로 바뀌고, 다시 그것이 ‘해야만 하는 일의 목록’으로 바뀌고, 마침내 ‘이루어 낸 목록’으로 바뀐단다. 꿈을 가지고 있기만 해서는 안돼. 꿈은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란다. 얘야. 가슴으로 느끼고 손으로 적어 발로 뛰는 게 꿈이지."

어쩌면

         詩 한영기

어쩌면
이젠
무언가를 이루기엔
너무 늦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젠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그냥 이렇게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한 채
아무 흔적도 없이 허무하게 사라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내 안에 들어와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너무나 선명한 두려움.

하지만
나 이렇게 살아 숨쉬고 있으니
나에게도 아직은 기회가 남아있지 않을가?

어쩌면.

/ 이승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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