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문학지 문예춘추 2011봄호서 ‘입춘’ 등 3편 현대시 당선

 

▲ 강봉수 제주시청 공보담당(6급)은 최근 문예춘추 봄호 제27회 신인문학상 현대시 부문서 '입춘' 등 3편의 현대시로 등단했다. ⓒ제주의소리

입춘(立春)

어둠 깊은 곳
살갗 비비는 산울림 소리에
하늘 자궁이 열리고
땅이 몸을 푼다

막혀 흐리지 못한 양수 콸콸 터져
마른 내(川) 내 달리면
님의 입가에 번지는 푸른 미소

봄 터졌소이다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권위 있는 종합문예계간지 ‘문예춘추’ 2011년 봄호에 제주시청 공무원이 시인으로 등단 화제다.

주인공은 강봉수 제주시청 공보담당(47).

강봉수 씨는 2011 봄호 문예춘추 현대시 부분에 입춘, 하늘레기, 워낭소리 3편의 시(詩)로 현대시 부문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강봉수 씨의 입춘(立春) 등 3편의 시 소재에 대해 “독특하다”는 평을 전제로, “이미지즘적 내재성을 볼 수 있다. 특히 입춘이라는 시 속에는 하늘과 땅을 풀어내는 주술적 의미가 있고, 아주 적절한 표현이 가슴을 두드려 찡하게 만든다”고 높게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또 “강 씨의 시는 생명연기논법(生命緣起論法) 사유의 착안이라고 할 것”이라며 “간략한 시적 질서가 엿보이는 시들이다. 장래가 기대되는 시인”이라고 극찬했다.

▲ 문예춘추 2011년 봄호. ⓒ제주의소리

강 씨는 당선소감에서 “고집도 희망”이라며 “책상머리로 쓰는 시가 되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며 오랫동안 일상 밖으로 밀어냈던 일이 시작(詩作)이다. 시작도 생활이어야 한다는 걸 늘 염두에 두었건만 다시 꺼내보니 줏대 없이 녹이 슬었다. 게으른 탓”이라면서 치열한 창작열기가 부족했음을 고백했다.

이어 강 씨는 “일상의 씨앗들을 시전(詩田)에 파종하지 못한 미숙한 농부가 헛쟁기질만 해온 것”이라며 “그 빈 밭에 꽃이 피었다. 서툰바치의 글을 뽑아 준 심사위원과, 아내 양선숙 님과 쌍둥이 아들 대홍.원홍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씨는 대학시절 신세대 대학문학동아리 활동을 통해 세 차례 개인시화전을 열었고, 1989년 북제주군청에서 공직에 입문 후에도 1991년 개인전을 여는 등 시인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강 씨는 현재 제주시 공보담당(6급)으로 약 20여 년간 옛 북제주군청과 제주시에서 공보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한편 문예춘추는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원로, 중진, 신예, 신인을 골고루 참여토록 안배하는 권위 있는 종합문예지로서 문학세계화를 도모함과 아울러 충남 보령에 세계최초 최대의 육필문예공원과 항일민족시인공원(모산 개화육필문예공원 18만5000여㎡와 항일민족시공원 3만3000여㎡) 등 역사적 양대 공원을 갖추고 있는 문예지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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