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63주년] 4년째 제주 찾은 '日한라산회' 눈길
나가타 이사무, "오키나와-제주 '평화 연대' 중요"

▲ 나가타 이사무 씨.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비슷한 근현대사의 비극을 경험한 제주-오키나와는 ‘평화’를 위해 연대해야 합니다. 두 지역이 함께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무관심을 깨뜨려야 합니다”

2일 제주4.3 63주년 전야제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꼭 1년 전인 2010년 4월 2일 제주4.3 62주년 전야제에서 만났던 나가타 이사무 씨였다. 제주 갈옷을 입고 “지난해 탐라문화제 때 샀다”고 자랑하는 그는 인터뷰 내내 웃는 얼굴을 쉬지 않았다.

이사무 씨가 속한 ‘제주4.3을 생각하는 오키나와 모임’, 일명 ‘한라산회’는 제주4.3을 일본 내에 널리 알리기 위한 순수 민간 모임이다. 4.3주간에 맞춰 제주를 방문한 게 올해로 벌써 4년째가 된다.

33명의 회원들과 함께 나흘 일정으로 2일 제주에 도착했다는 이사무 씨는 4.3유족, 관계자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느라 바빴다.

게다가 한라산회 회장인 오타카 씨는 전야제 무대 위에 올라 직접 쓴 4.3노래 ‘아, 한라산’을 불러 끈끈한 연대를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사무 씨는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키나와와 제주는 연대해야 한다. 4.3과 마찬가지로 오키나와의 역사적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 시키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라산회가 제주4.3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오키나와 3.26 전쟁’과 꼭 닮아있었기 때문. 오키나와 3.26 전쟁은 미군과 일본군 양쪽에 의한 무고한 학살을 낳았다. 주로 일본군에 의해 집단 자결로 내몰리거나 스파이 혐의를 받고 무더기로 죽어갔다.

이 역사는 제주4.3과 마찬가지로 일본 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사무 씨는 “사람들의 무관심을 깨뜨리고 역사적 진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라산회는 제주4.3과 연대해 일본 내 진정한 평화를 위한 역사적 과제 해결에도 서로 협력하길 바라며 매년 제주를 찾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오키나와 3.26 전쟁 당시 벌어진 무고한 학살 현장에 있었던 조선인들을 기억한다. 이들에 따르면 당시 아카지마에선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와 종군위안부 19명이 함께 처형됐다.

한라산회는 지난해 처음으로 당시 희생된 조선인을 포함해서 오키나와 3.26 전쟁 희생자 위령제를 지냈다.

이사무 씨는 “학살이 일어난 이후 지난 65년간 한국인들에 대한 위령제를 갖지 못했다. 위령을 하지 못한데 대한 자책이 컸다. 영혼이 구천에서 헤매는듯 느껴졌다. 그렇게 느꼈기에 위령제를 지냈다”고 했다.

그는 “오키나와에 제주4.3을 알리려는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무관심한 사람들이 더 많다. 이를 깨뜨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죽을때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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