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참여환경연대-천주교 제주교구 생명위 특별기획] 한라산 만인보①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이 통과된 지 20년이 흘렀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합니다. 20년 동안 제주에는 개발 광풍이 불어닥쳤습니다. 하지만 개발에 대한 이익과 환경파괴, 그리고 성찰은 없었습니다. 창간 7주년을 맞은 <제주의소리>와 20년이 된 <제주참여환경연대>, 그리고 <천주교 제주교구 생명특별위원회>는  특별기획으로 제주개발의 빛과 그림자를 현장에서 찾아보려 합니다. '한라산 만인보'가 그 프로젝트입니다. 한라산 만인보(萬人步)는 '제주의 과거를 거슬러 미래를 밝히기 위한 만인의 행보'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올바른 제주개발의 대안과 방향성을 찾아보려 합니다. - 편집자 주

제주개발의 역사는 1970년대부터 시작하면 40년이 넘는다. 하지만 실질적인 제주개발의 역사는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이후로 볼 수 있다.

제주개발을 위한 법령은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2006년 특별자치도특별법으로 이어져 온다.

제주도개발특별법으로 3개 단지 20개 지구 개발과 골프장 등 개별허가에 의한 개발정책이 시작됐고, 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따른 이른바 선도프로젝트 개발, 특별자치도특별법 역시도 기존 개발의 확대, 지속시키고 있다.

제주개발의 특징은 대규모 외지자본에 의한 외생개발,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잠식하는 대규모 개발로 일관되고 있다.

특히 이런 개발로 인해 2006년 600만평의 숲이 사라져 산림면적 감소율 면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운영중인 골프장도 28개소로 면적상으로는 1000만평을 넘기고 있다.

여기에 각종 개별허가의 아한 펜션 등 숙박시설의 난립, 무분별한 하천개발, 관광시설과 건축물의 고층화로 인한 경관훼손 등 제주의 자연은 바다와 하천, 중산간 할 것없이 상당부분 훼손된 상태다.

보전면적도 절대보전이 이뤄지는 관리보전제도상의 지하수-생태계-경관보전지구 1등급 면적이 2-6%에 불과하고, 일부 개발이 가능한 3등급까지 포함해도 15-45%에 불과하다.

제주는 '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이른바 유네스크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1995년 이후 역대 도정은 '선보전-후개발' 정책을 펴오고 있다고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무분별한 개발을 조장하는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세계 환경수도를 자처하고 있지만 환경보전이 곧 삶의 질과 경제발전이라는 통합전략이 부재하고, 지속가능성 지수나 행복지수와 같은 주민 삶으로부터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노력은 이뤄지지 않으며, 환경관리를 위한 통계나 축적된 데이터의 운영은 부실한 상태다.

이와 함께 경제효과 논리로 포장돼 진행된 골프장과 각종 리조트 등 대규모 개발이 과연 지역주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 지에 대해서도 정책평가는 물론 학계의 연구결과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 제주는 미래발전을 위한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주로 산업구조의 개편, 수출확대와 같은 경제적 차원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제주발전연구원이 실시한 '제주지역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도민 의견조사’에서 제주도민은 57%가 개발보다 환경보전을 우선으로 꼽았다.

이제 제주의 자연과 삶, 미래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 지난 20년 제주개발에 대한 반성과 함께 경제논리 일변도의 담론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창립 20주년과 <제주의소리> 창립 7주년을 맞아 공동기획으로 '한라산 만인보(萬人步)'를 실시한다. 한라산 만인보는 '제주의 과거를 거슬러 미래를 밝히기 위한 만인의 행보'다.

한라산 만인보 프로젝트는 Δ곶자왈 훼손 Δ골프장 개발 Δ해안매립과 해안선 파괴 Δ송전탑과 관광개발로 이한 경관 변화 등 20년간 제주개발이 이뤄진 현장을 찾아 그 성과는 물론 개발로 인한 문제점을 집중 보도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서재철.강정효 사진작가, 김태일 제주대 교수, 이석창 자연제주 대표, 김홍구 제주오름보전연구회 대표지킴이, 역사학자 박찬식 박사 등 전문가도 함께 참여한다.

이를 통해 제주환경지도와 제주개발 20년 정책집을 발간하고,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기행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도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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