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앞 단식투쟁 강영애 지부장 탈진…단식투쟁 3명 모두 병원신세

▲ 제주도청 앞에서 노동현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18일째 단식투쟁을 벌이던 강영애 공공노조 의료연대 제주지부장(가운데)이 23일 오후 2시20분쯤 탈진, 병원으로 후송됐다. 18일 양지호 일반노조 도립예술단 지회장(오른쪽), 20일 고대언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왼쪽)에 이어 3번째다.ⓒ제주의소리
제주도청 앞에서 노동현안 해결을 촉구하는 목숨을 건 단식투쟁이 장기화되면서 위험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불상사가 생기기 전에 제주도정의 사태해결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청 앞에서 노동현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18일째 단식투쟁을 벌이던 강영애 공공노조 의료연대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노조위원장)이 23일 오후 오후 2시20분쯤 어지러움 증세를 보이면서 탈진, 제주한라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단식투쟁 중 탈진해 후송된 것은 지난 18일 양지호 제주지역 일반노조 도립예술단 지회장과 20일 고대언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에 이어 3번째다.

양지호 지회장은 지난 22일 퇴원해 집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고, 고대언 본부장은 아직도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주도청 앞 농성 현장에는 동조 단식에 돌입한 노조현안 대책위 관계자들이 남아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지난 6일 단식 투쟁에 돌입하면서 “도지사의 약속을 믿으며 135일 동안 차디찬 겨울을 견뎌 왔지만 우근민 도정은 농성장 강제철거와 치졸하기 짝이 없는 법적대응, 제3자 개입 운운하며 수수방관으로 일관해 왔다”면서 “목숨을 건 투쟁에도 묵묵부답, 수수방관, 외면으로 일관한다면 노동자들의 투쟁의 끝이 어떤 지 보게 될 것”이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처럼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이 20일 가까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관리감독기관인 제주도는 중립만을 강조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해 장기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제주의료원은 단체협약 일방해지 문제로 노사가 맞서 있고, 도립무용단은 조합원 해고가 노사갈등의 핵심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원칙대로 해결하겠다는 입장만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경직된 태도는 지난 11일 김상인 행정부지사의 기자회견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당시 김상인 부지사는 “사측에서 불법이 있었다면 개입을 하겠지만 정상적인 노사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행정이 개입하는 것은 힘들다. 논쟁의 당사자는 제주도가 아닌 노조와 해당 기관”이라며 적극적 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제주의료원은 공기업이고, 도립무용단은 제주도 문화진흥본부 산하기관이라는 점에서 제주도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제주도가 책임이 없다고 발을 뺀다면 관리감독권과 인사권도 모두 도민들에게 내놓아야 한다”며 여전히 제주도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도청 앞 천막농성과 3차례 행정대집행, 노숙투쟁에 이은 단식투쟁까지 부르면서 더욱 꼬여만 가는 노사갈등 사태해결을 위한 제주도의 갈등중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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