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23교구 제주 관음사, 24일 민족문화수호 결의대회 개최자승 조계종총무원장 스님 등 제주서 현 정부 종교관 강력비판

▲ 24일 오후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사 제주 관음사에서 '민족문화수호 결의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참석한 도내 스님.불자 등 사부대중은 현 정권의 종교편향 자세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제주의소리

불자들이 뿔났다. 현 정권의 왜곡된 종교관을 질타했고 불교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천박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여당이 개신교 반발로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일부 개신교도들이 봉은사·동화사 등 대표적 사찰에서의 '땅밟기' 파문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전국적인 문제제기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사인 제주 한라산 관음사(주지 원종스님)가 24일 오후 '민족문화 수호 및 자성과 쇄신을 위한 사대부중 결의대회'를 봉행했다.

▲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제주의소리
제주시 아라동 소재 한라산 관음사 대웅전 앞에서 열린 이날 결의대회에는 조계종 총무원 자승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23교구 소속 본사 및 말사 주지와 신도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관음사 측은 이날 결의대회가 현 정권의 민족문화 및 불교문화재에 대한 천박하고 반문화적인 의식을 규탄하기 위한 자리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공직사회와 정치 지도자들의 그릇된 종교관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히고 “민족 화합과 상생을 위한 바른 종교관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조계종 총무원이 전국 25교구 본사별로 순회 봉행하고 있는 이번 결의대회에서 자승 총무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불교 스스로도 현 정부와 한나라당에 기대하지 않고 자성과 쇄신을 통해 민족문화를 수호하고 전통문화의 전승과 자연환경 보전, 나아가 한국불교의 중흥과 쇄신의 결의를 다지고 실천을 선언하기 위해 오늘 결의대회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특히 "여러분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일부 종교인들이 한국불교와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한국불교의 노력을 존중하기는커녕 일개 종교의 포교 행위로 폄훼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마치 특별한 시혜를 베푸는 듯 다루었다"며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을 꼬집었다.

또한 "그 뿐아니라 현 정권 출범 이후 일부 개신교인들이  동화사와 봉은사를 비롯한 우리나라 유수의 사찰에서 그들의 신의 승리를 기원하는 ‘사찰 땅밟기’를 자행하더니 얼마 전에는 목사와 장로들이 한국불교 총본산인 조계사에 난입해 불교를 비방하기에 이르렀다"면서 현 정권의 편향적 종교관을 싸잡아 비난했다.

▲ 이날 결의대회에는 제주지역 스님.재가불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제주의소리

자승 스님은 이어 “종단은 5대 결사 실천 강령인 수행결사, 문화결사, 생명결사, 나눔결사, 평화결사를 꾸준히 실천하고 추진하겠다”며 “본 말사는 물론 모든 불자들이 이 5대 결사를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 달라.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흩어지는 것처럼 무의미해서는 안된다”며 결집과 실천을 역설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했던 불자 강 모 씨(58. 도남동)도 “국민들은 대선에서 대통령을 뽑은 것이지, 장로를 뽑은 것은 아니”라면서 현 정부를 비판하고 “정부와 여당이 불교와 민족문화를 홀대하면서 특정종교의 주장대로 국가정책이나 각 지자체 사업을 결정하는 일이 잦아지는 등 종교편향이 지나치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범종 타종과 일본 대지진 희생자 추모를 위한 묵념, 삼귀의, 반야심경, 경과보고, 격려사, 대회사, 발원문, 찬조연설, 민족문화수호 및 자성과 쇄신 결사 결의문 낭독, 불자실천선언, 사홍서원, 폐회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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