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수변공간'을 보면서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수변공간'을 보면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택의 도시읽기] 서울 청계천-싱가폴 센토사

▲ 서울 청계천 ⓒ이승택

최근 도시 공간 곳곳에서 수변공간을 조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늘 있던 일이지만 수변공간에 대한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복개되었던 서울 청계천을 수변공간으로 만든 이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청계천이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도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우선 청계천이 친환경적이냐 하는 것인데 원래 수량이 많지 않은 건천을 1년 내내 물이 흐르게 하기 위해 인근 건물의 지하수와 수돗물을 사용하면서 꽤 많은 전기료, 수도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그곳에 1급수에만 사는 은어가 발견됐네 아니네 하는 것을 떠나서도 친환경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또한 인근에 묻혀있던 수많은 문화재들을 제대로 조사, 발굴하지 못한 사실은 아무리 현대적 디자인으로 포장하더라도 격이 낮아 보이게 하는 이유입니다.

▲ 인천 자유공원 ⓒ이승택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각 지역의 자연친화적인 하천이 청계천화 되고 있으며, 엉뚱한 수변공간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없는 것보다 낫지 않냐는 말씀을 하시지만 잘못 만들어진 것으로 숨겨져 있던 진짜 가치를 잃어버린다면 오히려 없는 것이 훨씬 나으며 제대로 만들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생각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수변공간은 도시계획에 있어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도시의 밀도를 낮추며, 도시의 온도를 떨어뜨려 열섬효과(Heat Island)를 줄여 지구온난화에도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도시계획적인 요소입니다. 실제로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로마시대에 도시 내에 만들어진 많은 예술적인 분수들이 지역의 아이콘이 되면서 관광에도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로마의 분수들이 전기를 사용하여 모터를 돌리는 분수가 아닌 도시의 고저차를 이용한 자연 낙하 분수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합니다.

수변공간이 지역의 문화적 아이콘이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한 조건은 간단해 보입니다. 일단은 친환경적이어야 합니다. 수변공간에 나무 몇 그루 심어놓은 친환경의 탈(Green Washing)을 쓴 공간이 아닌 진짜 친환경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지역의 문화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 지역이 가진 자연적, 인문학적인 요소들을 찾아내 하드웨어에 적용하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역의 색채가 느껴지도록 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아름다워야 합니다. 공공의 공간에 만들어지는 모든 요소들은 아름다움을 기본으로 해야 합니다. 아무리 초현실적인 기술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아름답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 싱가폴 센토사 ⓒ이승택
싱가폴 센토사섬에 있는 이 수변공간은 독창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 가우디 Antoni Gaudí 가 설계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구엘공원이 떠오릅니다 - 개발되기 이전의 밀림과 밀림에서 살던 동식물들을 현대적인 개념으로 재해석하여 예술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수변공간을 만드는 것은 도시공간에 대한 점유가 이루어지고,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지며,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것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생기는 시설물입니다. 이러한 시설물이 아무런 생각 없이 만들어진다면 지역 주민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에 불과합니다.

친환경, 지역문화, 아름다움이라는 세 가지를 만족하는 수변공간이 우리 주변에도 나타나길 기대합니다. 물론 이 세 가지는 수변공간만이 아닌 도시 안에 만들어지는 모든 공공시설에 해당하는 원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이승택 문화도시공동체 쿠키 대표

 

 
이승택 문화도시공동체 쿠키 대표는 서귀포시 출신으로 제주 오현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계획설계전공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현재 제주대학교 건축학부에 출강하고 있다.

특히 제주시 지역에 문화 인프라가 몰려 있는 데 문제 의식을 갖고 서귀포시에 다양한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06년에는 서귀포시에 갤러리하루를 개관해 40회의 전시를 기획해 왔으며 2009년부터는 문화도시공동체 쿠키를 창립 다양한 문화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공공미술과 구도심 재생 등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 도시를 아름답게 하는데 관심이 있다.

 

<제주의소리/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