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분열 털어내야

"우리". 참  정겨운 말이다. 그 속에서는 잘못도 용서 할 수 있고 아량도 베풀 수 있다. 남을 의심하지 아니하며 믿고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간다. 조그마한 것도 나누어먹고 기쁨과 슬픔을 같이 하며 마음속의 고민도 털어 놓는다. 어려움이 있을 때는 서로 도우며 자기희생도 마다하지 아니한다.
 
이러한 "우리" 문화는 한반도 백두대간의 줄기를 따라 작은 구릉과 하천, 그리고 강과 바다를 경계로 오랜 세월 한 곳에 정착하여 단일 민족으로 살아 온 때문 아닐까?
 
이러한 삶은  폐쇄된 마을 공동체를 만들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만이 “우리”라는 높은 울타리를 치고 작은 세계를 만든 것이다. 출생 때는 동네 아낙의 도움으로 태어나고 성장하면서는 이웃을 통하여 생활의 지혜를 배웠다, 그들은 외부로부터의 공격이나 자연 재난으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공동체 삶은 그 울타리를 벗어나면 남이 되고 고개 너머는 영원한 이별을 뜻하기도 한다. “저승이 먼 곳인 줄 알았는데 북망산이 여기(고갯마루)구나”에서처럼 죽어서도 고개를 넘지 못하는 삶이었다.

한때 제주에서는 “우리” 현상이 심하게 발생하기도 하였다. 20여 년 전 개발 붐이 한창 일어날 때 외지인 논쟁이 불붙은 일이 있다.
외지인들의 제주도내 부동산 소유를 거부하는 현상까지 발생하였다.

헌법으로 거주 이전의 자유와 사유재산권이 보장돼  있는 데도 일부 도민들은 외지인 부동산 소유를 반대 하였다. 얼마나 심하였으면 “도민들이 누구냐”라는 연구 용역에서 “3대 이상 거주 한사람, 제주에서 출생하고 성장한 사람”이 제주도민이라고 대답 하였을까?
 
세계는 지금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라는 시대는 이미 없어진지 오래다. 빌 게이츠는“생각의 속도”에서 지난 50년의 변화는 그 앞 300년 동안 변한 것 보다 더 변하였으며 앞으로 10년은 지난 50년 동안 변한 것 보다 더 변할 것이다 고 예측하였다.

가전제품도 새로운 상품이 출시돼 시장을 점유하는 과정에 더 좋은 상품이 출현하여 기존 상품은 이미 구형으로 변하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다.  정보 통신의 발달도 상상을 뛰어 넘고 있다. 더구나 과학의 발달은 20년 내에 지구촌을 1일 생활권으로 만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끼리 경쟁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라는 울타리는 이미 없어진지 오래다. 이제는 외국인들과 같이 생활하고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도 익숙해 졌다.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지역 발전을 촉진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제주 사회는 각종 이해관계로 점점 더 작은 “우리”라는 울타리를 치고 폐쇄적인  갈등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다음은 모 방송사가 출간한 “지식”이라는 책 속 한 구절이다.  “1000억 개의 은하중 하나, 그 하나의 은하계 중심에서 빛으로 3만년을 달려야 도달하는 태양계, 그 중심에서 새마을호로 146년을 달려야 도착하는 티끌 하나“  -지구를 티끌 하나로 설명하고 있다.

그 티끌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더구나 그 푸른 티끌 속에서도 아주 작은 점 제주,

김한욱 전 행정부지사.
그 속에서 서로 증오하며 “우리”보다도 더 작은 끼리를 만들어 지역이 분열되는 것을 보고 있다.

이제는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우리”라는 폐쇄된 틀을 과감히 깨어야 되지 않을까?

제주 역사의 최대 비극인 4.3 사건도 화해와 상생을 통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지 아니한가. /김한욱 전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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