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사랑의 사진 공모전' 시상식...대상 수상 김혜연씨
갖가지 사랑과 감동 있는 사진 사연에 울고 웃는 시상식

▲ 사랑의 사진 공모전 수상자와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심사하는 동안이 더 행복한 이상한 공모전이예요. 오히려 사진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 전합니다”

25일 제주YWCA에서 열린 ‘2011 사랑의 사진 공모전 시상식’ 심사위원의 말이다.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가 가정의달을 맞아 해마다 주최하고 있는 사랑의 사진 공모전의 묘한 매력을 말한 것이다.

'이상한 공모전'은 이렇다. 셔터스피드와 조리개, 완벽한 구도 등 복잡한 계산법으론 입상권에 들 수 없다. ‘잘 찍지 않아야 뽑힌다’는 설이 돌 정도다. “사랑은 연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제주YWCA에서 열린 시상식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사랑의 사진’ 속 주인공들이 모였기 때문.

▲ 대상 수상작. ⓒ제주의소리

▲ 금상 수상작. ⓒ제주의소리

본격 시상식에 앞서 입상작 12편이 관계자 설명과 함께 소개됐다. 사연이 보태져 사진의 감동이 더했다.

몸이 편찮아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에게 밥을 드리며 ‘할아버지 착하다’ 추임새를 넣는 손자와 아이를 보며 흐믓하게 웃는 할아버지, 4.3 기념식에 참석해 부모의 손을 잡고 할아버지 묘를 찾는 아이들, 큰 수술이 끝난 할아버지가 손녀와 만나 행복하게 웃는 모습 등이다.

심사위원 양숙연 제주관광대 교수는 “심사 한다기 보단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었다”면서 “아무리 좋은 사진이라도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실 없이는 감동을 줄 수 없다. 마음이 울컥하게 하고 행복을 느끼게 한 사진을 찍은 여러분이 진정한 ‘프로’라고 말하고 싶다. 행복한 사진을 시상하게 돼 여러분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수상작은 총 12작품. 김혜연(제주시 이도2동) 씨의 ‘손주를 재우시는 더 졸려보이시는 할아버지’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작은 어렵게 얻은 손자를 애지중지 하는 마음과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지 못한 상황이 정답게 느껴지는 사진이다. 세대간의 사랑이 잘 표현됐다는 평을 받았다.

금상엔 ‘행복’(김정림, 제주시 도남동)이 은상엔 ‘자매의 맑은 미소’(이선호, 서귀포시 동홍동)와 ‘풍선보다 더 높이’(양한규,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가 선정됐다.

▲ 은상 수상자.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입상 수상자.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동상엔 ‘할아버지 묘를 찾아서’(김재준,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와 ‘우린 형제’(이상섭, 제주시 아라동), ‘할아버지와 손녀딸의 조우 그리고 기쁨과 사랑’(김주운, 제주시 용담1동)이 꼽혔다.

입선엔 ‘행복지수’(김은주, 제주시 화북1동), ‘눈이 좋아’(김명실, 제주시 도남동), ‘옳지 옳지~할아버지 착하다!!’(고정민, 서귀포시 남원읍), ‘GLOVE에서 G를 빼면 LOVE처럼...’(1318해피존 찬란한미래, 제주시 이도1동), ‘우리는 가족’(양가연, 제주시 연동)이 수상했다.

▲ 대상을 수상한 김헌우 씨와 사진 속 주인공 지유.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부인 김혜연 씨를 대신해 수상한 김헌우(34) 씨는 “지난해 9개월 된 아들 지유를 돌보던 칠순 넘은 아버지가 졸음을 쫓으며 아기를 재우는 모습”이라면서 “그냥 한 번 찍어본 사진을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드웨어에 묻혀 있었다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사진이었다. 나처럼 누군가의 하드웨어에 묻혀있는 사진이 빛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상을 수상한 김정림 씨(40.제주시 도남동)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중국 연변이 고향인 김 씨는 일본 유학중에 남편을 만나 5년전 결혼했다. 작은 섬 제주가 고향인 데다 재혼인 남편에 대해 가족들은 반대했었다. 사진은 어렵게 낳은 딸 덕분에 화해 모드가 된 친정어머니와 남편의 모습을 담았다.

김 씨는 “이 사진은 아직도 어머니께 자주 보여드리며 행복을 확인하는 사진”이라며 “공모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복을 느낄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사랑의 사진 공모전은 ‘따뜻한 사랑이 담긴 사진’을 주제로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진행됐다.

▲ 금상을 수상한 김정림 씨.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2007년에 시작해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이번 공모전의 출품작수는 전년도의 1.5배에 달해 점차 인지도가 높아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행사를 함께 준비한 제주의소리의 이재홍 이사는 “228편의 작품들을 보며 각박했던 마음이, 제주사회가 따뜻해 짐을 느꼈다”면서 “사랑의 사진 공모전을 보다 활성화 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참여가족 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 심사는 양숙연 관광대 교수, 제주도청 공보관실 김기용씨, 권기갑 사진작가, 안현준 사진작가가 맡았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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