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원, 위치-접근성-장애요인-토지확보 전망 등 검토 결과
'타당성조사-기본계획'(안) 마련 "기념관은 소규모로" 제안

▲ 김만덕 기념관 유력 후보지로 꼽힌 제주시 건입동. ⓒ제주의소리

조선시대 전 재산을 털어 굶주린 제주 백성을 구휼한  의인(義人) 김만덕(1739~1812년)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 후보지가 3곳으로 압축됐다.

제주도의 의뢰로 '김만덕기념관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안)을 작성한 제주발전연구원(JDI.원장 양영오, 책임연구원 문순덕)는 2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김만덕 기념관의 후보지로 제주시 건입동 A(2만301㎡), B(1만6313㎡), C(1만7910㎡) 3곳을 제시했다. 

JDI는 기존 김만덕 관련 시설의 위치와 공.항만, 주요 간선도로 등 접근성, 토지 확보의 용이성, 건립 장애 요인을 고려하고 기존시설의 활용 극대화, 시가지.교통 접근성, 부지 확보의 용이성, 지장물 유무 등을 중점적으로 따져 후보지를 6곳으로 추린 다음 최종 3곳으로 압축했다.

6곳은 제주시 건입동 2곳, 일도2동 국립제주박물관 사거리 서쪽, 이도2동(도남동) 제주지방합동청사 서쪽,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일대, 오라2동 한라도서관 북쪽이다.

사라봉을 품고있는 건입동이 유력 후보지로 꼽힌 것은 사라봉 모충사에 1977년에 만덕관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김만덕의 묘도 근처에 있다. 165㎡ 규모의  만덕관에는 김만덕의 영정과 각종 민예품이 전시돼 있다. 종전의 영정은 지난해 10월1일 국가 표준영정으로 교체됐다.  

건입동은 당시 김만덕이 운영했던 객주터가 있는 곳으로도 추정된다.

 

▲ 제주시 건입동 일대에 최종 후보지로 압축된 세 곳.
JDI는 후보지 A가 접근성이 좋고, 만덕관, 김만덕 묘비, 사라봉공원과의 연계성이 우수한데다, 진.출입로 설치와 향후 확장가능성에서도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사유지가 많아 토지매입의 문제가 단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지 B 역시 접근성과 기존 시설과의 연계성이 좋고, 차량.보행자의 동선 배치가 용이한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다만 지가가 높고 , 차량 진입이 많을 경우 교통혼잡이 우려되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후보지 C는 차량.보행 동선과 진.출입로 확보, 부지의 연계성, 역사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종합하면 최적지는 사실상 두 곳으로 줄어든 셈이다. 

세 곳 모두 현재 농경지로 쓰이고 있다. 완만한 경사지에 경작과 수목 조림지로 활용되고 있다.

JDC는 김만덕 후보지를 고르기 위해 국내.외 유사 문화재를 대상으로 비교를 시도했다.

전남 완도군의 장보고 기념관을 비롯해 △경남 남해 유배문학관 △경기 연천 전곡선사 박물관 △강원 강릉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충남 천안 유관순열사 기념관 △소설 '토지'의 배경인 경남 하동 최참판댁과 경남 통영의 기념관 △서울 서대문 김옥길 기념관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 기념관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 등을 비교 대상에 넣었다.

또 해외 사례로 △폴란드 바르샤바 퀴리박물관 △마케도니아 스코페 '마더 테레사 기념관' △중국 지앙동면 난징대학살 기념관도 비교했다.

JDI는 그 결과 "김만덕 기념관은 소규모로 건립하고 주변시설과 공간을 활용함으로써 김만덕의 나눔 정신과 제주도민의 공동체정신을 집약할 수 있는 중심축으로 조성하되, 명칭은 단순히 기념관 보다는 공원이나 광장의 성격에 맞게 설계하고 이러한 이름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부개척시대 미국 여성들의 강인한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카우걸 박물관의 카우걸 대학(Cowgirl University)의 예를 들면서 김만덕 기념관에서도 가칭 '김만덕 대학'을 운영해 여성문화의 나눔과 기부의 정신을 함양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국내외 유사 기부자의 사례도 분석했는데, JDI는 "조선시대 기부자로 경주 최부자가 있으나 김만덕과 같이 가난한 여성이 지역민들을 위해 전 재산을 내놓은 사례가 없다"고 김만덕의 숭고한 정신을 높게 샀다.

JDI는 이날 오후3시 제주시 우당도서관 맞은편에 있는 청소년수련관에서 기본계획안을 놓고 주민설명회를 연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