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안의 클래식 산책] 슈만 ‘어린이 정경’ 中 제7곡 ‘트로이메라이(꿈)’

R. Schumann (1810∼1856)Kinderszenen Op.15 No.7 Träumerei
슈만 / ‘어린이 정경’ 中 제7곡 ‘트로이메라이(꿈)’
                       

   

 슈만의 대표적인 작품인 '어린이 정경(Kinderzcenen for Piano op.15)은 그의 나이 28세인 1838년 클라라와의 한참 사랑에 빠져있던 행복한 시기, 클라라가 슈만에게 보낸 편지의 '나는 당신에게 어린애처럼 보일 때가 많은 것 같아요'라는 글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하기 시작했다.

이 곡들은 어린이를 위해서 쓴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의 어린 시절의 순수와 동심, 동경을 음악으로 만든 것이다. 30곡의 소품 중에서 12곡을 모은 모음집으로 후에 한 곡을 더 추가하여 13곡으로 추린 피아노 소품 모음곡집이다. 13곡마다 미지의 나라들, 이상한 이야기, 술래잡기 등, 각각의 적합한 제목들로 구성되어 제목만 보아도 내용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기교를 위한 기교를 없애고, 단순하면서도 순수한 선율만으로 구성해내어 동심의 맑고 순수한 정서를 느끼게 하는 작품들로 예술적 가치가 높다.
 
 어린이 정경 가운데 가장 유명한 제7곡 Träumerei(트로이메라이:꿈을꾸다)는 낭만적인 시정(詩情)이 흐르는 낭만파 피아노곡의 대표작으로 꿈을 꾸고 있는 것을 묘사한 곡으로 느리고 조용한 선율로 단순한 멜로디와 서정적인 분위기로 인해 많은 연주자들이 사랑하는 소품이다.

원곡은 피아노곡으로 되어 있으나 곡의 선율이 아름다워 바이올린, 첼로 등, 여러 가지 악기로 편곡 되어 독주곡으로 독립적으로 연주되어 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출신의 피아노의 거장 블라디미르 호로비츠(Vladimir Horowitz)가 미국 망명 후 그가 죽기 3년 전, 냉전이 종식될 무렵인 1986년 82세에 모스크바에서 'Horowitz in Moscow'라는 제목으로 61년 만에 귀향 연주회를 가진 공연실황의 앙코르 연주이다.

♣ 음악 에피소드
  바그너와 슈만

  리하르트 바그너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던 반면, 로베르트 슈만은 매우 과묵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슈만은 바그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바그너는 참으로 훌륭한 음악가인데다 위트가 있는 사람이지요. 하지만 그는 쉬지 않고 말을 계속하지요. 정말 견딜 수가 없는 사람이에요. 사람이 항상 말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반면에 바그너는 슈만을 다음과 같이 평했습니다.

  “그와는 도무지 의사소통이 안돼요. 내가 파리에 갔다 왔을 때 그에게 들러 내가 파리에서 겪은 일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요. 그런데 그는 한 마디도 입을 열지 않는 거예요.  정말 견딜 수 없는 사람이에요. 사람이 침묵만 하고는 살 수 없잖아요?”

  이런 비슷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슈만이 라이프치히의 어느 술집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

 기쁘게 악수한 그들은 오랫동안 아무 말 없이 마주앉아 있었습니다. 결국 대화를 위해 친구가 몇 번 시도를 했으나 슈만은 끝끝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헤어질 때 그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음에 우리 꼭 다시 만나서 오늘처럼 이렇게 서로 실컷 침묵하자구!”
 
<출처:CEO를위한클래식작곡가에피소드, 이재규엮음,예솔>

   

 

<이승안 씨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와 Italia Parma Orfeo Academy, France 'Ecole Normal' de Musique de Paris를 졸업했으며 France Nice National Conservatoire를 수료했다. 현재 제주교대와 숭실대, 백석 콘서바토리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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