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바위 애끓는 약수터 '모정의 눈물'되어 흐르고
해안가 바위 애끓는 약수터 '모정의 눈물'되어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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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추자도올레 ④] 황경헌의묘-예초리 기정길
▲ 황경헌의 눈물 눈물의 약수터
ⓒ 김강임

제주올레18-1인 추자도 올레가 17.7km인 것을 감안하면, 모진이해수욕장 올레에서 예초리 가는 고갯길은 추자도 올레의 절반 지점이다.

▲ 예초리길 예초리길
ⓒ 김강임
▲ 예초리 고갯길 고갯길
ⓒ 김강임

예초리 고갯길은 급경사, 도심사람들에게 급경사는 힘에 부쳤다. 그것도 직선 길이 아닌 굽이굽이 이어진 꼬부랑길이었다. 추자도 섬에서 이 길은 어떤 길일까?

▲ 위험한 올레 낭떠러지 올레
ⓒ 김강임

오른쪽으로는 모진이해수욕장이 시원스레 펼쳐쳤다. 해송이 어우러진 올레에는 5월의 초록이 펼쳐졌다. 하지만 길 옆 낭떠러지는 아슬아슬하기까지 했다. 이런 길은 '접근금지' 표지판이나 '위험' 표지판, 또는 밧줄을 쳐서 위험을 방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길을 걸으면 위험을 도사리는 올레길이 간혹 있다. 하지만 위험한 낭떠러지에도 한 떨기 산딸기가 이제 막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 모정의 정자 모정의정자
ⓒ 김강임

급경사 고갯길 정상에는 정자가 하나 있다. 이 정자는 '모정의 쉼터', 산과 바다를 품에 안고 서 있는 정자는 왜 '모정의 쉼터'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  그 이유는 정자에서 30m의 내리막길로 접어들다 보면 내력을 알 수 있다.  

▲ 눈물의 약수터 약수터
ⓒ 김강임

드디어 첩첩산중 예초리 해안가 바위, 그 바위에서는 졸졸졸 약숫물이 흐르고 있었다. 산중에 무슨 약수가 흘러내리는 것일까 궁금했다. 파란 물바가지가 있는 걸로 봐서 약수물임에 틀림이 없다. 이 약숫물에는 애닳은 사연이 새겨져 있었다.

▲ 황경헌 묘비 묘비
ⓒ 김강임

졸졸졸 흐르는 이 물이 바로 애끓는 눈물, 황경헌의 눈물이라 한다. '황경헌의 눈물'의 역사는 천주교 박해사건 신유사옥의 백서를 작성한 황사영과 정난주(마리아)의 역사부터 시작된다. 황경헌의 어머니 정난주는 신유사옥 때 천주교도의 핵심 주모자로 지목되어 처참하게 순교한 인물이기도 하다.

더욱이 황경헌의 어머니 정난주는 제주 대정현의 관노로 유배되었다. 당시 2살이었던 아들 황경헌은 추자도로 유배되어 강진에서 배를 타고 제주로 가던 중 추자도 관리에게 아들을 인계하여 죽임을 당하리라 믿었다. 더욱이 뱃사람과 호송 관리를 꾀어 아들의 이름과 내력을 적은 헝겊을 아들의 옷에 붙여 추자도 예초리 해안가 바위에 내리고 하늘이 보살펴 주시기를 바랐다 한다. 다행히 소를 방목하던 하추자도 예초리 주민이 아이를 거두어 추자도에 황씨의 입도가 시작되었다 한다.

따라서 어머니 정난주는 늘 아들을 그리워하였고, 이에 아들은 자신의 내력을 알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이곳에 눈물을 흘리게 된 것이다. 때문에 이곳에는 세월이 흘러도 마르지 않는 눈물이 흐르고 있다고 한다. 그 눈물이야말로 애닮은 어머니 사랑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리막길로 이어진 예초리 가는 길은 축축이 젖어 있었다.

▲ 신대해변 신대해변길
ⓒ 김강임

오르락 내리락 산길을 걷다보니 신대해변, 사람의 그림자 하나 없는 신대해변은 너무 작은  외로운 해변이다. 우거진 잡초와 정자가 덩그라니 바다를 지켰다.

▲ 예초리기정길 예초리 기정길
ⓒ 김강임

이곳에서부터 이어지는 예초리 기정길, 서귀포 기정길을 걸었던 사람들이라면 기정길의 매력이 어떠한지를 알 것이다. 깎아지듯 어우러진 갯바위, 그리고 낭떠지지 같은 바위 전시장은 해안가의 위대함을 말해주고 있었다.

▲ 위험표지판 올레길 표지판
ⓒ 김강임

발을 잘못 디디면 금방이라도 바닷가로 떨어질 것 같은 좁은 기정길에도 어김없이 5월의 야생화와 열매가 바람에 흔들거렸다. 이렇게 추자도 예초리 기정길 올레는 생태계의 전시장이 펼쳐졌다. 외딴 섬 길을 걷는 호젓함에 빠져 때론 외롭게, 때론 모정의 애끓음에 빠져 걸었던 산길, 밧줄을 잡고 더듬더듬 산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섬길 나그네가 된 것 같았다.

< 이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제주의소리>

<김강임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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